한 재미언론인이 ‘한국 화장품이 성형과 레티놀 등 과잉 성분으로 포장된 신화’라고 비판했다.
한국산 달팽이크림 화장품을 쓴다고 고백한 유니 홍은 “한국은 세계 성형산업의 중심이며 한국 여성 42%가 보톡스나 필러 시술을 받았다는 통계도 있다. 레티놀과 이소트레티노인(isotretinoin) 등 부작용 야기 가능성 있는 성분을 무차별적으로 처방한다. K-뷰티에 열광하는 미국과 유럽은 속고 있는 거다”라고 비판했다.(중앙일보 12월 19일자, http://news.joins.com/article/22215519)
그는 “K-뷰티에 진정 비법이 있다면 아주 많은 시간과 돈, 에너지를 피부에 쏟아 부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도라며, “△한국의 12단계 스킨케어’와 ‘삼중 세안’ 등 과도한 화장습관 △사드 보복에 따른 새 시장으로 미국에 공세” 등도 거론했다.
K-뷰티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을 아는 저널리스트의 글은 앞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K-뷰티가 감당하고 또 대비해야 할 논점을 지적하고 있다.
첫째 한국의 과도한 화장습관이 메이커의 광고 홍보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12단계 스킨케어’는 화장품 과잉 사용과 다름 아니다. 성분도 비슷하고 점도 차이일 뿐 특별한 효능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둘째 성분의 위험성을 한국 기업들이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기업들은 식약처의 우유부단함(네거티브 제도)에 의지할 수밖에 없어 EWG라는 단체 이름을 빌어 홍보에 나서고 있는 실정.
기초의과학자 박철원 박사는 “미국환경단체(EWG)는 화장품 성분 유해도 데이터에 의존하는데 유해성 연구결과가 없으면(none)으로 낮은 등급을 준다. 유해도가 제일 많은 것은 10등급, 제일 낮은 게 1등급을 준다“며 ”안전해서가 아닌 유해하다는 연구결과가 없어서 1등급인데 한국에선 1등급이 안전하다“고 받아들여진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감하고 예민한 소비자의 자각증상에 유의해야 한다“며 ”유해 성분에 대한 연구결과가 충분하지 않다면 소비자의 ‘케미포비아’ 소동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칼럼은 레티놀과 이소트레티노인의 무차별 처방을 비난하고 있다. 기사는 한국산 주름방지 화장품에는 레티놀 성분 비중이 3.8%나 되어 미국 제품보다 두 배나 높다고 지적한다.
‘박철원 박사 유해성분 교실’에는 “레티놀은 비타민A로 생체에 흡수되었을 때 여러 효소에 의해 레티노익산(retinoic acid)으로 바뀌며 이는 태아기형을 유발하는 유전자 발현 효소(전사인자, transcription factor)를 활성화시킨다. 과량의 비타민A에 노출되면 제대로 기관이 형성되지 않고 기형이 유발될 수 있다”고 관련 논문도 링크시켰다.(57명 태아 중 1명 기형 관찰, http://www.nejm.org/doi/full/10.1056/NEJM199511233332101#t=article)
또 “이소트레티노인은 사실상 레티노익산으로 결국 노출되는 양, 시간 그리고 노출 빈도수에 따라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서 “개도국의 경우 음식 섭취가 충분치 못할 경우 임산부는 비타민A를 따로 섭취할 필요는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비타민A를 섭취해서는 안된다고 세계보건기구(WHO)는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http://apps.who.int/iris/bitstream/10665/44625/1/9789241501781_eng.pdf)
최근 3년 사이 대미 화장품 수출은 두 배 넘게 늘어났다.[1.54억달러(2014년)→3.47억달러(2016년)] 중국이 막히자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미국 시장 공세에 나섰다. 이니스프리가 3년 안에 100개 매장 개점 계획을 알렸고, 세포라·얼타·CVS·어번 아웃피터 등 유통업체에서 한국산 화장품 입점이 늘고 있다.
한국에 냉소적인 재미 언론인 비판이 아니더라도 미국 진출 시 유의해야 할 점은 소비자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징벌 제도가 엄격해서 만약의 경우 소송이 벌어진다면 이미지 타격은 물론 기업 존폐까지 이를 수 있다.
칼럼에서 “한국 화장품이 다른 나라 제품보다 10년 앞서 있다“는 서구 언론 보도처럼 온전히 기술과 품질력에서 K-뷰티 경쟁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성형 선진국과 과잉 성분 등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내실을 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