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모든 것을 변화시켰지만 ‘변하지 않는’ 화장품산업의 원시적 생태계는 여전했다. 먼저 최근 줄줄이 열리는 전시회 마케팅은 식상하다. CI KOREA는 다양한 합동 전시회 성격이 있다고 해도 지난달 열린 코스모뷰티 등 전시회 현장 모습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물론 오랜만에 북적거리고 반가운 얼굴도 보이고, 생소한 업체도 눈에 띄며 기업의 부침도 새삼 눈에 들어왔다. 속사정은 모르지만 어림짐작할 뿐. 어느 업계 대표자 말처럼 ”대박 났거나 사라졌거나“ 둘 중 하나라는 말이 뼈 때리게 들려왔다. 최근 열린 ’2022 볼로냐 코스모프로프‘도 주최 측에 의하면 30%가 처음 참가하거나 재방문 업체다. 사실 북미나 유럽도 화장품 기업의 부침이 심했다. 작년 하반기 이후 대면으로 해외 전시회에 참가했던 마케터들은 “애초 만나려고 했던 담당자가 바뀌거나 그간 연락이 안됐던 바이어를 다시 만나면서 해외도 변화가 심했다는 점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메이저→인디, 인디↔인디로 또는 경쟁사↔유통사 간 이직 사례가 많다는 설명이다. “인디 브랜드의 신규 담당자를 추가로 알게 되는 수확도 있었다”라며 그는 씁쓸해했다. 혹 나도(?)라는 웃픈 현실은 그야말로 전 세계 화장품업
산업간 융합을 가속화하는 AI(인공지능)+X(산업)이 범산업적으로 활발하다. 그중의 하나가 웰케어(wellcare)다. 뷰티, 헬스케어, 식품 등 전통산업 데이터를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산업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개인의 피부건강 상태를 측정하여 맞춤형화장품을 추천하거나 피부 상태 개선을 위한 맞춤형화장품 제조 서비스를 들 수 있다. 피부 톤 맞춤형 파운데이션 쿠션 제조 서비스(아모레퍼시픽), 피부 상태 맞춤형 단계별 화장품 추천 앱서비스(뉴트로지나), 추천 화장품 가상 체험(로레알) 등은 실제 제품화된 경우다. 또한 코스메슈티컬 펩타이드 스크리닝 등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연구 실패 확률을 줄이고 연구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코스코스메슈티컬(기능성 화장품) 펩타이드 관련 기술 개발을 들 수 있다. 뷰티의 경우 건성/지성, 아토피, 노화(주름, 탄력), 모공/각지, 미백, 자외선 차단, 바디/헤어 등의 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개인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 산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식의약데이터포털(data.mfds.go.kr), 국
2월 화장품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8개월째 감소세다. 오미크론 확산이 정점에 오르는 순간까지 화장품에 드리워진 불황의 그늘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2월 화장품 온라인 매출액은 8584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감소했다. 소비재 중 꼴찌로 매출액이 624억원이나 빠졌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월(857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 1년차인 2020년 2월(1조486억원), 2년차인 2021년 2월(9268억원) 보다 매출액이 더 떨어짐으로써 코로나 탓만 하기에는 온라인 화장품 매출 감소는 불편한 진실(?)을 알려준다. 화장품 기업들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온라인 매출은 성장했다고 이구동성으로 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으로 오프라인 매장 매출 감소는 감수하더라도 온라인 채널 강화로 매출 일부를 보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거짓으로 들통났다. 코로나 3년차에도 타 소비재는 △모바일 거래 활성화(음식서비스) △신형 휴대폰 출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온라인 장보기 증가 등의 영향(가전·전자·통신기기) △전년 동월 큰 폭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백신 접종률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예약 증가(여행 및 교통
2022년은 화장품산업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수와 수출 양쪽에서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다만 펜데믹 이전 수준으로의 복귀를 위해 서서히 균형점을 찾아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는 델타 변이종인 오미크론의 확산이 절정에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자칫 상반기 내 소비 회복 기대도 간당간당한 상황. 게다가 양대 선거(대통령선거와 지방자치제) 일정도 있어 어수선한 가운데 일상 회복 기대감을 키워야 하게 됐다. 수출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이 3.8% 증가에 그칠 거라는 전망(KOTRA)이 나왔다. 이렇게 되면 ‘22년 100억달러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 수출비중이 60%에 달하는 중국 사정이 나빠지면서 정체 또는 역성장이 우려되는 실정. 특히 K-뷰티는 중국의 중저가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버티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중국 화장품시장이 하이-로우엔드의 양극화로 극명하게 갈리면서 로컬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화장품감독관리조례’의 시행과 더불어 촘촘한 20여 개의 화장품 법규·공고가 대거 시행되면서 무역장벽으로 인식할 정도로 엄격해졌다. 게다가 인증 비용 부담과 재경책임자 임명 과 함께 로컬에
코스맥스가 중국법인의 지주회사인 코스맥스이스트의 분리 상장을 놓고 거센 역풍을 만났다. 주가 폭락에 소액주주의 반발은 물론 급기야 ’물적분할 금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외국계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 국민연금이 무조건 동참하라는 운동으로까지 번졌다. 코스맥스에 항의전화 걸기도 지지를 얻고 있다. 요즘처럼 소비자의 변화를 마케팅이 따라가지 못하는 효율성 저하 상태에선 기업문화가 곧 마케팅이 된다. 탄소중립·ESG 경영을 충실히 따르거나 ’가장 인간적인 회사‘만이 살아남는 시대다. 화장품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만 생존하는 소비재다. 소비자의 눈길을 벗어나는 순간 위기는 급속히 회사의 생존을 위협한다. 한 기업의 추락은 관련 산업에게도 부정 이미지, 불신을 전파시킨다. 제조업자 표기로 ’코스맥스‘가 표기된 제품도 손가락질을 받을까 봐 걱정스럽다. 지난번 한국콜마의 ’친일동영상‘ 논란으로 라벨에 표기된 제품이 불매대상이 됐던 전례가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기업의 물적분할을 금지시켜 주십시오’을 올린 청원인은 “코스맥스가 코스맥스이스트를 중복 상장을 한다는 소식에 국민연금 연기금과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은 매일 수십억 원어치를 팔고 있다. 포탈의 증권 토론방에
2022년은 한·중 수교 30년이 되는 해. 이 기간 화장품의 대중 수출액은 2000년에 비해 118배(‘21년 1~10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일반 무역이 49배 증가한 것에 비해선 갑절을 넘어선 대기록이다. 그만큼 중국에서 K-뷰티 열풍이 거셌다는 반증이다. 화장품 통계가 잡힌 2000년 이후 대중 수출액은 3440만달러(‘00)→38억달러(’20)로 111배 증가했다. 화장품의 대중국 수출은 2008년 1억달러 이후 10억달러(‘15), 40억달러(’21. 1~10)에 이르기까지 13년이 걸렸다. 이 추세라면 ‘21년 대중국 수출액은 50억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 총 수출액 중 중국 점유율은 53.3%(’21. 1~10월 누적)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중국 비중은 작년에 50%를 처음 돌파했었다. 여기서 중국과 홍콩의 상관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홍콩은 중국으로 가는 우회 경로이자 대리상, 따이공(代购) 등에 의한 밍통으로 가는 주요 루트다. 대 홍콩 수출은 ‘12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 ’16년 12억달러를 넘어서며 점유율이 30%에 육박하기도 했다. 사실상 중국 수요라고 간주하면 중국+홍콩 점유율은 67.3
화장품 불량정보는 소비자의 불안을 먹고 자란다. 불안은 사실로만 잠재울 수 있고 가라앉힐 수 있다. 과학에 근거한 사실을 어떻게 소비자와 소통할 것인가를 모색하는 ‘화장품 위해평가에 근거한 과학적 위해소통 강화방안’ 세미나가 지난 3일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사)소비자권익포럼, 창원대산학협력단, 씨앤앤아이(C&I)소비자연구소가 주최했다. 패널로는 에이치앤제이 정혜진 대표, 코스맥스 임두현 이사, 대한화장품협회 송자은 차장, (사)소비자권익포럼 김혜란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소비자가 화장품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이를 조장하는 사람은? 식약처의 미지근한 방관자 비판까지 화장품 불량정보는 업계의 건강성을 좀먹게 하고 사회적 불안 야기와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는 악순환 고리다. 즐거워야 할 화장품 쇼핑이 ‘복잡하고 헷갈리게 하는 노동’이 된 현실에서 자칫 K-뷰티 불신으로 이어질까 우려스럽다. 씨앤아이소비자연구소 최지현 선임연구원은 “소비자는 작은 위험이라도 불안을 얘기한다. 예를 들어 계면활성제 제품에서 발생하는 1,4디옥산이 정제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지 않느냐고 묻는다. 이에 대해 검출 한도가 있다고 답한다. 그러면 여러 제품을 사용
일본의 ‘화장품산업 비전’은 다분히 K-뷰티를 의식한다. K-뷰티가 일본 수입화장품 시장 2위를 기록하고, 중국 수입시장에서 일본을 추격하는 모양새를 보면서 J-뷰티의 활로가 아시아 시장임을 강조하는 데서 이를 엿볼 수 있다. 마치 19세기 말 탈아입구(脫亞入歐)를 외쳤지만 구라파의 언저리에 머물던 일본이나, 시세이도를 앞세워 아시아 석권 후 진격하던 J-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선 이렇다 할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나 도긴개긴인 점이 한계로 비쳐진다. 반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뷰티와 향후 경쟁이 예고되는 C-뷰티를 주목하면서 이제라도 ‘산·학·관이 J-뷰티의 미래상을 최초로 구상’하는 보고서가 바로 ‘비전’인 것이다. 보고서는 J-뷰티의 현실을 소개하면서 ‘신흥 외국기업의 대두’라는 항목에서 고민을 다루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시장은 일본 내 규제가 얽혀있어 주로 국내 기업 간 경쟁이 주체이지만, 최근 한국과 중국의 화장품 브랜드가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고 현황을 전한다. 그러면서 “한때 2008~2010년 태국에서 수입이 급증한 적이 있지만 이는 샴푸와 헤어 오일 등의 헤어케어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