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개발팀에서는 디자인팀에서 제시한 목업(Mock-up)을 바탕으로 제품과 금형(Mold)을 설계하는데, 이때 그 디자인이 양산(Mass Production)하기가 매우 어려움을 발견하였고 이에 따른 개발의 문제점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디자인은 촉박한 출시 일정이라는 이유로 수정 없이 최종 결정되어 그대로 진행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협력업체를 통해 금형을 개발하고 포장재를 생산, 구매함에 있어서 아미앙떼 디자인을 바로 소화할 수 있는 업체는 결국 디자인 초기 단계에서 이미 관여했던 유일한 A 업체뿐이었다. 자재 구매팀은 기본적으로 거래선을 다원화해서 유사 시의 위험을 분산시키는 한편, 거래선 간 경쟁을 통해 품질을 향상시키고, 구매단가를 떨어뜨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디자인에서 진행했던 A 거래선으로만 갈 수 밖에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마케팅 BM의 조율 및 의사결정이다. BM은 각 개발 관련 팀의 의견을 수렴해서 우수한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매번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데, 대부분 BM이 기본적으로 포장재 개발 과정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며, 또한 포장재 관련 업무는
그렇게 또 한 순배 술을 돌리고 나자 포장개발팀의 김대리가 신중하게 말을 꺼냈다. “근데, 오늘 신대리님을 만나자고 한 것은 과거 일을 얘기하자고 그런 것은 아니고요, M&C 브랜드 계약이 완료되었다고 하는데, 제품 개발은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저희가 당부드릴 것도 있어서 입니다.” 김대리는 약간 코맹맹이 목소리에 느릿한 말투가 사투리는 쓰지 않았지만, 마치 ‘나는 충청도 출신입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는 아니나 다를까, 충청도 대천 출신으로 부모님이 논밭 팔아 공부시켜 간신히 회사에 취직했다고 우스개 소리도 하는, 이제 갖 대리가 된 신대리보다 3살 아래의 후배였다. 그는 포장재를 개발함에 있어, 제품설계와 금형개발 거래선을 연결하고, 그 과정에 개발된 포장재 거래선을 자재구매팀에 연결시켜주는 한편, 최종적으로 생산에 포장재가 입고되면 공장 품질관리팀에서 제대로 QC(Quality Control)를 할 수 있도록 표준견본을 잡아주는 포장개발의 총체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신대리는 오기 전부터 오늘 만남의 목적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드디어 자신이 바랬던 주제가 나오자 내심 기뻐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사드 후유증‘이란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2년째 실적 부진이 거듭되면서 다양한 의견도 흘러나온다. 기대 섞인 전망도 여전하지만 원인과 해법을 놓고서 고언(苦言)도 심심찮게 들린다. #1 지금 아모레퍼시픽에선... 최근 블라인드 앱에는 아모레퍼시픽 온라인 몰의 유저 환경에 대한 소비자 글이 올라왔다.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이 제일 잘 맞는 편이라 쓰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한 소비자는 “온라인 몰 관련해서 제대로 된 개발 부서가 없나요? 쓸 때마다 느끼는 건데 ui, ux 도 정말 끔찍하지만 앱은 제대로 된 기능조차 못해요.... qa 1회조차 거치지 않은 느낌. 외주 줬다고 해도 이지경이면 돈 주지 말아야 합니다. 로그인 단계부터 테스트 탈락이에요”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남들은 앱이나 웹페이지에서 못 헤어 나오게 하려고 안달들인데 빨리 탈출하고 싶어서 혼났어요. 아모레퍼시픽몰 말고 뷰티큐앱도 마찬가지”라며 꼬집었다. 덧붙여서 “ 엄한 임직원분들만 괴롭히지 마시고 과감한 투자와 결정을 해주세요....”라고 글을 맺었다. 이에 대한 아모레퍼시픽 직원들의 댓글에서, 사내 소통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런 건 너무 비일비재해서 신경도 안
평소 감자탕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신대리는 뒷 골목 감자탕집을 항상 지나가면서 보기만 했지, 문을 열고 들어오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부랴부랴 서둘러 나왔지만, 이른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좁은 감자탕집은 이미 자리가 꽉 차 있었다. 신대리는 누가 누군지 구별할 수가 없어서, 들어서자 마자 누군가 자신을 찾아주길 바라면서 일부러 사람을 찾는다는 듯이 크게 두리번거렸다. 바로 그 때 기둥 옆 모퉁이에서 신대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신대리님, 여깁니다.” 신대리는 무의식적으로 소리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며 인사를 하였다. 자리를 찾아 앉으면서 그는 솔직히 처음 보는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아는지 조차 궁금하였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마케팅부에 온 신대리입니다. 반갑습니다.” 지금 마주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에 약간은 미안함과 두려운 마음을 갖고 신대리는 조심스럽게 인사하였다. “네, 안녕하십니까? 저는 포장개발팀의 박과장입니다. 먼저 제가 우리 쪽 사람들을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이쪽은 저랑 같이 근무하고 있는 포장개발팀의 김대리, 심대리이시고, 그리고 이쪽은 자재팀의 박대리이십니다.” 박과장은 직장생활에 어울리지 않을 것
화해 어플에 대해 화장품업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 성분 정보와 댓글을 미끼로 화장품기업 서열 매기기, 부정확한 정보로 케모포비아를 조장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최근엔 아예 오프라인 스토어 오픈, 자체 뷰티브랜드 출시설 등이 제기되며, 업계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 화해 첫 페이지부터 화장품기업 줄 세우기는 시작된다. 유저들이 뽑은 랭킹을 전면에 내세우고, ○월의 인기 신제품, 화해 쇼핑, 화해쿠폰, 화해플러스, 이벤트 등 여느 쇼핑몰 못지않다. 성분 정보 제공을 미끼로 쇼핑몰처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랭킹 순위 절반 이상 제품에 ‘화해쇼핑’을 연결했다. 연령대별 랭킹 전체 50개 품목 중 29개에 ‘화해쇼핑’을 걸었다. 자사몰을 통해 판매를 유도하는 노골적인 마케팅이다. 여기에 각종 ‘어워드’라는 이름으로 마케팅에 열을 올린다. 최근에는 로드숍 5곳과 여름 시즌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아예 ‘장삿속’을 내비쳤다. A업체 관계자는 “수년 전에 공신력이 있어 보였다. 지금은 너무 많은 제품을 다루고 있어 오히려 형평성에 의문이다. 기업 입장에서 홍보수단으로 사용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B사는 “화해 어워드 상반기, 하반기 한 번씩 하는데, 좋은 성
매스 코스메틱(mass cosmetic)이 범용이라면 에스테틱(esthetic)은 독창성이 강조된 제품이다. 특히 예민성·문제성 피부 개선은 전문가(esthetician)의 서비스가 필수다. 에스테틱은 미용학(cosmetology)으로도 불린다. -ology(學)가 붙으면 지식의 체계란 뜻. 유해환경으로부터의 자극과 피부 노화를 지연시키는 고도의 산업화가 요구된다. 프로페셔널 시장으로 성장성이 기대된다. #1 Made in Korea 호치민시의 베트남미용박람회에서 만난 MK유니버셜의 이미경 대표는 “MK는 에스테틱 외길만 걷는다. 일부 기업들이 매스 코스메틱으로 옮겨가면서 시장의 신뢰가 무너졌었다. 하지만 MK는 대한민국 에스테틱 시장의 자존심이자 리딩기업으로 성장 중”이라고 강조했다. MK유니버셜의 이미경 대표는 ’대한민국‘ 넉 자를 ’가슴 뛰게 하는 단어‘라고 말한다. 엠케이의 MK도 ’Made in Korea No. 1’에서 땄다. MK의 발걸음은 늘 글로벌을 향해 있다. 16개국에 수출하며, 2017년 1천만 달러 수출 탑을 받았다. 이 대표는 MK의 네이밍과 관련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이른바 ‘옥상사건’이다. 이미경 대표는 회사 설립 후 국내 브랜드
신대리는 약간은 어색한 느낌과 불안한 마음으로 이팀장에게 인사를 했다.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이팀장 밑에서 일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던 그로서는, 사실 과거 그 때문에 김상무가 물러나고 이팀장도 회사를 떠날 위기까지 갔던 사실을 떠 올리며, 참으로 질긴 악연의 고리를 끊지 못함이 안타까웠다. 이팀장은 의외로 호탕하게 웃으며 신대리를 반겼다. 지난 일은 모두 잊고 우리 함께 다시 시작해보자는 이팀장의 밝은 환영 속에서도 신대리는 그의 표리부동(表裏不同)한 속마음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신대리는 이팀장을 대면하고 36계에 나오는 소리장도(笑裏藏刀)가 생각났다. 즉 이팀장은 가슴에 비수를 숨기고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상냥하게 상대방을 대하는 것만 같아 보였다. 아예 이팀장이 회사의 대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얼굴 보며 일하게 됐지만, 그 동안 너 때문에 힘들었고 난 지금도 네가 싫다는 등의 솔직한 마음을 보였다면 오히려 이팀장을 대하기가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떠나지 않는 만남이었다. 이제는 어엿한 BM으로 자리를 잡은 신대리는 드디어 그도 저들과 동등한 존재라는 생각에 나름대로 감개무량함을 느꼈지만, 1년 전 시장조사 담당자로서 소외를 받았던 마
M&C 계약 조인식은 신대리의 체크 리스트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었다. 그나마 계약서 싸인 후 기념촬영할 때 신대리도 박성준의 등떠밈에 마지못해 제일 뒷줄에 서서 결국 사진 속 인물들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그는 사진기의 플래시가 터질 때마다 마치 브로드웨이 데뷔에 성공한 신인배우에게 쏟아지는 찬사들이 모두 그 하나만을 위해 준비된 것처럼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는 눈 부신 플래시 빛에 간신히 눈을 뜨며 순간순간 투영되어 떠오르는 그 간의 고생을 한 순간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한껏 밝은 미소를 지었다. 몇 장의 사진 촬영은 매우 짧은 시간이었지만 신대리는 거의 2년이 지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모든 일정이 순조롭게 끝나고 강남역에서 함께 뭉친 그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그간의 고생을 맘껏 날려 보내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그러나 신대리는 마음 속으로 즐거울 수가 없었다. 팀원들에게 얘기하지 못한 비밀을 이제는 털어 놓을 때가 왔기 때문이다. 2차로 나이트 클럽에 춤추러 가자는 박성준의 제의를 거절하고 신대리는 조용한 바(Bar)로 자리를 옮겼다. "대리님, 오늘 같은 날 갑자기 왜 이리 심각하시죠?" 박성준이 여느 때와는 틀린 신대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