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적자’ 면세점 밟고 인천공항공사 ‘흑자’ 훈장

인천공항공사 최대 수익원 ‘임대료’ 지불 면세 업계 “우리 처지도 생각해 달라” 공분, 임대료 목맨 공사 수익률 구조 지적, T1 임대료 할인율 27.9% 일방적 통보 “말도 안 돼”

“인천공항공사는 13년간 연속 흑자를 봤는데 입주한 대형 면세점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공사 흑자의 대부분이 임대료 수익인데 너무 임대료에만 목매는 것 아니냐.” 

면세점 업계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임대료에 쏠린 수익률 높이기를 꼬집고 나섰다. “공사가 자신의 배불리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의 임대료 할인율을 두고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면세사업자 간 갈등이 고조된 상황이다. 인천공항공사가 통보한 ‘T1 임대료 할인율 27.9% 동일 적용’에 면세사업자가 “인정할 수 없다”고 발끈해서다. 이미 지난달 13일 롯데는 화장품‧향수를 포함한 3개 사업권 포기를 결정했고, 신라와 신세계도 사업권 유지를 저울질 중이다. 

면세점 측은 △‘제2터미널(T2) 개항’으로 면세품 구매 고객이 T1에서 30% 이상 이동했고 △‘금한령’으로 작년 중국인 고객이 절반 가까이 줄었으며 △T1 내 ‘면세점 위치’에 따라 구매 고객 비중이 다름에도 모든 면세점에 동일한 할인율 적용에 대한 문제점을 내세웠다.

그러나 면세사업자 불만의 속내는 다른데 있었다. “인천공항공사 최대 수익원인 면세점의 입장을 고려하기보다 수익률 추가 창출에만 매달려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인천공항공사 흑자에서 면세점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했다.
 
올해 1월 9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2017년 면세점 매출액은 약 2조3313억원으로 2001년 개관 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1%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매년 상승하고 있다.

2017년 가을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인천공항공사의 2016년 수익은 2조1860억원이다. 임대료가 포함된 비항공수익이 1조4175억원(64.8%)이나 된다. 면세점이 지불한 임대료(8638억원)가 대부분이다. 

특히 흑자(당기순이익) 비중을 살펴보면 면세점의 기여도는 자명해진다.

인천공항의 주요 사업인 △여객터미널 운영 △운항지원 △화물터미널 운영 △공항주변개발 △해외공항사업 중 2016년 흑자를 기록한 부문은 여객터미널과 화물터미널 단 2개다. 각각 9750억원, 35억원으로 면세점 임대료에 편중돼있다. 

2016년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로 롯데가 4522억원, 신라는 2648억원 신세계가 752억원을 지급했다. 당해 순이익이 9659억원임을 감안할 때 여객터미널 사업이 다른 사업의 적자를 만회하고도 남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흑자를 기록한 인천공항공사와는 다르게 면세점 Big 3의 실적 저조는 가중된 임대료가 한몫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6년 T1 면세점 매출액 대비 임대료 비중은 롯데가 45%로 가장 높았고, 신라와 신세계도 38%에 달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임대료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지난해 1조1000억원 매출을 올린 롯데면세점은 2000억원 넘게 적자를 봤다. 5년 계약기간 동안 롯데가 예상한 T1 면세점 적자는 1조4000억원이다. 

임대료 조정을 요청한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의 ‘27.9% 할인율’의 강경한 대처에 지난달 13일 화장품‧향수를 포함한 T1 일부 사업권 반납을 결정했고 인천공항공사는 이를 받아드렸다. 2020년 8월까지 5년간 롯데가 지불해야 할 임대료는 4조1000억원이었다. 

한편 2016년 인천공항공사가 지급한 임원진의 경영평가성과급은 상당했다. 적자를 면치 못한 면세사업자로부터 걷은 임대료 수익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공사 경영공시를 살펴보면 2016년 기본급이 1억3082만원인 상임기관장은 경영평가성과급으로 1억2246만원을 받았고 상임감사, 상임이사에게는 각각 7654만원, 8164만원이 지급됐다.

타 업계 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공사 입장에서 매출 하락은 기관장의 경영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성과급 때문이 아니더라도 매출액 올리기가 기관장의 현안인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빠르면 이달 안에 면세사업자 입찰공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새로운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서 임대료가 어떻게 책정될지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양측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사 배불리기’의 오명을 씻기 위한 현명한 대처를 면세 업계는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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