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메이저리그에서는 ‘스몰마켓 구단’으로 알려진 탬파베이가 창단 39년만에 역대급 8할 승률로 전체 1위에 올라 화제 입니다.
보통 야구나 축구, 농구 등 단체 스포츠의 강팀을 보면 공통적으로 돈을 많이 쓰는 구단이 대부분입니다. 돈이 많으니 비싸고 좋은 선수 영입에 유리하고 이를 통해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겠죠. 결국 프로 스포츠에서 투자는 필수이자 선순환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돈이 많은 구단은 대어급 선수를 영입하여 바로 효과를 보겠지만, 이에 비해 돈이 충분치 않은 구단은 유망주 영입으로 챔피언에 오르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드물긴 하지만 돈을 최소한으로 쓴 팀들이 비싼 선수들의 팀을 누르고 우승하는 일도 있습니다.
실제 경기장에선 관중들이 예상을 뒤엎고 선전하는 약자를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경우도 잦습니다. 이른바 '언더독의 반란'이지요. 언더독(underdog)은 투견장에서 아래에 깔린 개라는 뜻입니다. 언더독 구단은 저평가된 블루칩(blue chip)을 골라 주축 선수로 키워내 팀 승리를 이끌어내는 이변을 연출하곤 합니다. 통계와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발 앞서 유망주를 발굴해 ‘흙 속의 진주’로 키워냅니다.
에이스로 성장한 선수는 전성기 때 팔아 현금화하고 또 다시 재능은 뛰어나지만 다른 팀 관심을 받지 못한 선수를 싸게 데려오는 가성비 전략을 쓸 수밖에 없는 거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그렇다고 성적을 무시할 수 없기에 이때 과감한 혁신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북미와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며 당장의 성과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를 많이 하면 그만큼 성과를 보여준다고 하면, 이건 불가능하다면서 정말 100% 당장 회수할 수 있다면 하겠다고 합니다.
자금 투입이라는 게 ‘다다익선’이긴 하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회사를 천천히 성장시킬 것을 저는 제안합니다. 사실 돈을 많이 쓴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돈을 많이 쓴 순서대로 순위가 정해질까요?
스포츠 구단은 훌륭한 감독과 뛰어난 선수, 경쟁팀 상대 맞춤 전략과 전술 운영에 따라, 또 고비마다 운이 따라줘야 우승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기업도 좋은 품질의 제품과 충분한 자금력, 그리고 사업운이 필요합니다.
나 역시 오래 성장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2017년 처음 한국 기업의 북미 진출 및 마케팅, 브랜딩 전략을 제안할 당시 인지도도 낮고 현지에서의 성과를 어필하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광고도 하고 규모가 큰 회사를 만들어서 시작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럴 여건이 아니었기에 스스로 성장을 택했고 성과를 개인 브랜딩을 통해서 하나씩 알려나갔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점차 알려지고 인정 받으며 지금은 좋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함께 성과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축적된 성과로 네트워크도 확장되고 북미 진출기업들의 ‘언더독 효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막강한 자금 또는 FA급 기업과 협업하기 보다는 북미 시장에 통할 유망기업을 찾아내고 검증된 성장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케팅은 말 그대로 세일즈를 보완해주지만 성공을 보장하진 않고 실패 확률을 줄여줍니다. 그렇다고 마케팅이 비용만 쓰고 성과가 없다곤 할 수 없습니다. 외려 마케팅을 안 하면 시장에서 퇴출될 뿐이지요.
대규모 투자가 유리하다고 말하면 대부분 돈이 없다고 합니다. 그럼 유망주를 키우자고 하면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아무것도 안하는 게 위험하다’는 금언이 생긴 이유입니다.
숱한 기업을 만나며 ‘유망주 발굴’ 기쁨을 누리는 행운이 언제든 계속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행운을 기다립니다.
ALC21 알렌 정 대표는...
토론토대학교(경영학, 심리학) / ALC21대표 & 컨설턴트 / 아마존 베스트셀러 ‘Walking the path others do not’ 저자
Fuerza North America 대표 / Zenex Enterprises Limited(전) 부사장 / 캐나다 비영리단체ELCA & TorontoMaker 대표이사 / 캐나다법인 AGAR Place &SZM Inc 전무이사 / Toronto Film School & Humber College 인턴십 프로그램 멘토 / (재)전남테크노파크 & (재)광주테크노파크해외비즈니스센터 캐나다지역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