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화장품시장은 소비 고도화와 함께 화장품 인증 제도 변화에 따라 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도전이어서 K-뷰티에게 2022년은 험난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중국 화장품 수입액은 사상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2021년 기간 화장품 수입액은 연평균 23.9% 성장했다. 5대 화장품 수입국은 일본-프랑스-한국-미국-영국 순이다. 한국은 2016년 처음 1위에 올랐으나 2019년 일본에 뒤처지고 2020년 프랑스에 추월당하면서 2년 연속 3위에 머물렀다.
중국 화장품시장의 소비 고도화는 하이엔드 제품의 판매 증가에서 엿볼 수 있다. ’21년 티몰의 스킨케어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했으나 단가는 1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량은 3% 감소했다. 메이크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 단가 14%나 올랐으나 판매량은 1% 증가에 그쳤다. 숫자가 보여주듯 단가 인상이 매출액을 견인했을 뿐 판매량은 부진했음을 알 수 있다.
글로벌 브랜드의 매출에서도 하이엔드 제품 매출 증가가 눈에 띈다. 로레알은 글로벌 매출이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중국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랑콤과 헬레나 등 하이엔드 부문이 전년 대비 21.3% 증가하며 전체 매출을 이끌었다.
에스티로더도 ’22 2Q(2021년 10~12월) 순이익이 25% 증가하는 등 모든 카테고리에서 플러스 성장했다. 라메르(海蓝之谜)의 제품 매출이 예상을 웃돌았다는 분석이다. 시세이도(资生堂)도 하이엔드 브랜드가 고성장하며 중국 시장 매출 점유율이 일본과 비슷한 수준까지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소비자의 소득 향상에 따라 인기 제품→고급/기능성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고급 및 기능성 스킨케어 제품의 성분과 기술을 갖춘 하이엔드 제품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또 브랜드 및 카테고리의 업그레이드 흐름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도 하이엔드 제품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따라서 브랜드의 R&D와 기술이 더욱 중요해졌다.
중국의 1인당 가처분 소득은 ’21년 3.5만위안(약 668만원)으로 연평균 8.5% 증가세다.(2013~2021) 또 화장품 소매판매액은 4026억위안으로 연평균 12% 증가했다. 한국과 일본 소비자의 1인당 화장품 소비액과 비교할 때 향후 5~7배 늘어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뷰티가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 매스티지(masstige)로 포지셔닝 된 상태에서는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브랜드사의 프리미엄 제품군 개발과 R&D가 과제다.
한편 화장품 인증제도 변화도 K-뷰티가 풀어야 할 과제다. 중국은 2021년 1월 1일부터 ‘화장품감독관리조례’ 시행으로 30년 간 시행된 구법을 폐지하는 등 제도적인 면에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관련 법규도 잇달아 30여 건이 발표됐다.
중국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화장품인증등록관리방법(化妆品注册备案管理办法)을 2021년 5월 1일부터 시행 중이다. 신원료 허가·등록업체는 안전성 모니터링 1년 만기 30일 전에 신원료의 사용과 안전성 관련 사항을 보고하고 연간 보고서를 매년 3월 내에 NMPA에 제출해야 한다.
특히 화장품 효능 선전 평가규범에 따라 2022년 1월 1일부터 화장품 허가·등록시 효능을 평가하고 근거자료를 지정한 사이트에 업로드해야 한다. 2021년 5월 1일 전에 허가·등록한 화장품은 2023년 5월 1일 전에 효능 근거자료를 업로드해야 한다. 2021년 5월 1일~12월 31일 이전에 허가·등록한 화장품은 2022년 5월 1일 전에 플랫폼에 기재해야 한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화장품의 효능 기록은 각 단일 제품이 여러 가지 효능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단일 테스트 비용은 약 3만~5만 위안이다. 다중 기능성화장품 테스트 비용은 10만 위안으로 추정된다”는 보도다.
효능평가 근거 자료를 마련하려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국내 인증대행업체에 따르면 “한국과 비슷한 수준일 수도 있고, 어떤 효능이냐에 따라 다르므로 단정해서 말하기 어렵다”는 답이다. 중소기업으로서는 중국 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중국 화장품시장의 프리미엄화와 인증제도 변화는 K-뷰티에겐 험난한 파고(波高)임에 틀림없다. 때문에 K-뷰티로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는 역량과 창의적 도전이 요구된다. 2022년은 K-뷰티에겐 시련과 도전의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