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기업의 중국 유통은 ▲오프라인은 중국 총대리상 등 유통상에 위임하고 ▲인터넷 전자상거래는 직접 운영하는 투트랙 구축으로 전환 중이다. 지난해 연말 업계 A대표는 “3년여 운영했던 중국 지사를 폐쇄하고 믿을만한 총대리상에게 맡기기로 했다. 대신 타오바오와 핀둬둬 등 대표적인 채널 3~4개에서 콘텐츠를 올려 소비자 접점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언택트 경제가 등장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시스템인 유통업자를 통한 ‘중국 수출→지역대리상→소매상→소비자 구조’의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대신 소셜미디어, 개인방송, 숏클립 동영상 등의 보편화로 중국 소비자와 직접 교류를 통한 중국시장 개척이 일반화되고 있다.
최근 무역협회는 중국 소비자의 행동 및 의사결정 단계별로 플랫폼마다 차별화된 제품 콘텐츠의 최적화 활용 6대 전략을 제시했다.(한국무역협회 ’중국의 디지털 마케팅 유형과 우리기업의 활용전략‘) 복잡한 중국 디지털 마케팅 채널에 대한 유형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즉 ①가격대와 연령대, 제품 특성에 맞는 지역을 타깃팅 ②MCN의 역할과 전문성을 체크 ③라이브커머스 ‘왕홍 마케팅’에 대한 환상은 버려라 ④플랫폼 알고리즘 ‘인·화·장·상’으로 해부 ⑤제품의 셀링포인트를 부각시키기 위한 콘텐츠 시딩에 집중 ⑥제품의 특성과 디자인을 살린 전파력 강한 ‘별명’ 조어 등의 제안이다.
먼저 5개 지역별 기후 유형에 따라 자사 제품과의 연관성을 고려하라는 조언이다. (사)중국경영연구소는 “건조, 미세먼지가 많은 화북지역은 극건성 피부타입이므로 수분보충, 딥클렌징 등이 유망하다. 열대 계절풍이 부는 화남지역 남부는 고온다습이므로 유수분 밸런스, 화이트닝, 선케어 등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또 푸젠성은 전통적으로 인삼 다린 물을 마시는 관습이 있으므로 ‘인삼 연관 뷰티 제품’이 유망하다.
둘째 왕홍 마케팅을 진행하는 대행사 MCN의 선정 시 자사와의 적합성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중국 MCN기업은 약 6500여개가 있으며 탑급 왕홍의 90%가 소속되어 있고, 주요 플랫폼의 60% 이상의 트래픽을 점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제품 이해도 △랜딩페이지(소비자와의 접점) 설계 및 프로모션 기획 △물류, 사후 서비스 등을 고려해 선정해야 한다.
셋째 라이브커머스 왕홍마케팅의 환상을 버리라는 조언이다. 무조건 제품이 팔린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하며, 실제 현장에서는 제품을 사용해보지 않고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는 왕홍도 적지 않다는 것. 게다가 인기 왕홍은 판매자의 마진보다 왕홍의 수수료가 더 높은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팔로워가 많은 왕홍은 홍보효과는 좋지만 구매전환율이 떨어지고, 방송에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매출 기복이 심하다. 따라서 왕홍이 반드시 상품을 사용해보고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넷째 중국 대형 플랫폼은 트래픽 독점으로 진입장벽이 높고 마케팅 원가 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 따라서 인(人=소비자 분석), 화(貨=공급선 구축), 장(場=플랫폼 콘텐츠 관리), 상(商=상품 기획 및 리스크 관리) 등에서의 실행 계획을 사전에 설정 분석해야 한다.
다섯째 제품 바이럴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콘텐츠 시딩(seeding)에 집중해야 한다. 제품의 셀링 포인트를 정확히 잡아내는 것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소구점을 발굴해야 한다. 무역협회 전략시장연구실 박소영 수석연구원은 “중국 소비자가 불편해하는 페인포인트(pain point, 통점(痛點))을 해결해주거나 소비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퍼플카우(purple cow)를 만들어야 한다. 소비자 코드에 맞는 브랜드 개성을 통해 차별적 가치를 창출하는 노력을 통해 색다른 체험을 제공하는 등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여섯째 제품의 특성과 디자인을 살린 ‘별명’은 강력한 무기가 된다. 헬레나 루빈스타인의 대표 제품인 리플라스티는 화이트와 블랙으로 구성된 피부노화 방지 크림. 중국 소비자 사이에는 ‘흑백 붕대(黑白繃帶)’라는 별명으로 더 알려져 있다. 이렇듯 발음하기 편하고 웃음(fun) 요소를 가미한 제품의 특성 혹은 디자인을 형상화한 별명은 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전파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박소영 수석연구원은 “모바일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하는 중국의 디지털 마케팅 생태계 특징을 고려하고 MZ세대 타깃 마케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며 “셀링포인트가 없는 제품은 디지털 마케팅 활용 성공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기업 스스로 ‘발견-구성-강조’하는 단계별 전략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