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원 표기 유지‘를 강력히 주장하는 한국콜마가 윤동한 회장의 오너리스크에 몰리면서, ’제조원 표기‘ 역설에 시달리고 있다. 즉 네티즌 사이에 퍼지는 한국콜마 불매 리스트 때문이다.
최근 업계의 건의를 받아들여 정부의 방침으로 굳어진 ’제조원 표기 선택제‘는 화장품법 개정이라는 절차만 남은 상태. 하지만 대한화장품협회 이사회에서 ’제조원 표기‘ 표결에 반대표를 던진 한국콜마가 정작 ’제조원 표기‘로 곤경에 처하는 패러독스에 시달리고 있다.(20개 사 참석 찬성 14개사, 조건부 찬성 4개사, 반대 2개사, 참조 http://www.cncnews.co.kr/news/article.html?no=4825)
윤동한 회장은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 일선 사퇴‘를 선언하며, ’막말 영상 시청‘ 파문의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NO JAPAN‘ 불매기업 중 한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한국콜마 생산 제품의 불매 리스트가 돌면서, 해당 브랜드사의 반발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콜마가 생산하는 제품 리스트에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투쿨포스쿨, AHC 등 유수의 기업이 포함된 제품 100여 개 내외가 올라와 있다. 한국콜마가 밝힌 화장품의 거래처는 국내외 300여 개사. 네티즌들은 라벨의 ’제조원 표기‘에서 ’한국콜마 및 관계사 여부‘를 확인하고, 브랜드별로 제품명을 기입하면서 ’불매 리스트‘를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 때문에 13일부터 CJ오쇼핑, 롯데홈쇼핑, GS홈쇼핑 등에서 한국콜마가 제조원으로 표기된 제품들의 방송을 줄줄이 취소했다. 해당 브랜드의 방송 화면에는 화장품법 규정에 따라 ’제조원 표기: 한국콜마‘가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홈쇼핑 및 브랜드사는 소비자 사이에서 한국콜마의 자체 생산브랜드뿐 아니라 위탁 생산·제조를 맡긴 고객사 브랜드 제품 관련 불매운동 리스트가 배포돼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콜마는 오너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거래처 반발, 실적 악화 우려, 주가 52주 최저가 경신, 여론 악화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윤동한 회장이 사퇴했다지만 이미 아들인 윤상현 사장으로 승계가 거의 끝난 시점이어서, 오너의 지분이나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된다. 때문에 ’보여주기‘ 쇼라는 비판이 거세다. 한국콜마의 오너리스크는 작년 국세청 조세포탈범 명단에 윤동한 회장이 포함되면서 국민들의 눈총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