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제조원 표기 폐지' 한 목소리, “K-뷰티를 울렸다“

(사)화수협 주최 ’제조원 표기‘ 폐지 결의대회(上)...“수출 최대 걸림돌”로 K-뷰티 고사 위기 외쳐

 


 ’제조업자 표기‘가 중소기업의 수출을 막는 최대 걸림돌이며, 막대한 피해로 인해 K-브랜드가 고사 위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6월 27일 섬유센터에서 열린 (사)한국화장품중소기업수출협회(회장 박진영)의 ’제조업자 의무 표기 폐지‘를 위한 결의대회는 차분하면서도 결기(決起)는 대단했다.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중소기업 수출 막는 제조원 표기 폐지하라’를 외쳤다.


#1 국내 히트상품은 중국 진출 기회도 없어


마이크를 잡은 박진영 회장은 “불모지에 가까운 스리랑카에도 화장품을 판매하려고 나와 있는 동료 기업인들을 보면 뭉클하다. 지난 20여 년 동안 중소기업은 브랜드숍 외에 이렇다 할 유통매장이 없어서 해외 수출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 기간 동안 발에 땀나도록 해외 매장을 다니고 유통채널을 개척하면서 브랜드를 알리고 제품을 설명하는 등 힘들게 버텨왔다. 그런데 이런 노력을 수포로 만드는 간단한 매개체로 라벨의 ’제조원 표기‘가 일조를 했다고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제조원 표기 폐지 주장을 머리로 만든 게 아니다. 나도 피해자다. 히트 상품을 만들고 홈쇼핑 관계자, 상품기획팀 등이 머리를 맞대고 수많은 개선, 개량을 통해 8개월여 만에 론칭했다. 그런데 제조사로부터 공급받은 똑같은 제품을 중국 브랜드가 중국시장에서 판매하는 바람에 한국에서 히트하고도 중국 진출 기회도 못 가진 경험이 있다. 제조사가 지적재산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아이디어와 수많은 개선, 개량의 베리에이션(variation)을 거쳐 탄생한 제품이다. 중소기업으로서는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심각성을 토로했다.


박 회장은 “제조원 의무 표기는 중소기업에겐 치명적인 독소조항이다. 1만 2천여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조그만 기획의 비밀을 보장해야 한다. (사)화수협이 창설된 첫 번째 이유가 바로 ‘제조원 표기’ 조항 폐지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의대회는 피해사례가 발표되며, 분위기가 고조됐다. 노력한만큼 좋은 결과가 오리라는 희망이 꺾인 대표들의 얼굴 표정에서 두려움도 묻어났다.



#2 제조원가 노출로 중국 바이어와의 협상 올스톱


울트라브이 권한진 대표는 “화장품은 제조사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다. 홈쇼핑사와 수많은 회의를 거치며 아이디어를 짜내고 제형을 다듬어서 만들어냈다. 상품기획과 마케팅을 머리가 쪼개질 정도로 노력해도 해외에서 잘 팔기가 정말 어렵다. 그런데 중국 브랜드가 한국 제조사에게 ”이데베논으로 화장품 만들 수 있어요?”라며 주문을 하더라. 제조원으로부터 가격이 노출되면서 우리 회사와 협의가 올스톱 됐다“며 황당한 경험을 소개했다.


제조 원가가 공개되면서 중국 바이어와의 협상이 벽에 부닥친 것. 


권 대표는 ”제조사가 1사 1처방을 내세우지만 성분 몇 개만 바꾸면 브랜드사가 할 말이 없다. 독특한 아이디어나 제형을 베낀 유사 상품이 깔리게 되면서 경쟁력을 잃어버린다“며 현실을 개탄했다. 


”제조사가 잘 나간다고 하는데, 나만 잘되면 뭐하나? 중국 시장에서 코리아 프리미엄이 사라졌다. C-뷰티, J-뷰티가 K-뷰티를 추월하는 현상도 ‘제조원 표기’가 그 원인이다. 가격 경쟁력이 아닌 독창성, 아이디어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해외시장은 냉정하다. 처절하게 살아남으려면 도미네이션 파워(Domination Power)가 있어야 한다. ‘K-뷰티가 대세’라야 내 회사 제품도 잘 팔린다. 아직 희망은 있다. 전제는 ‘제조원 표기’ 폐지다. 그러면 다시 K-뷰티가 올라갈 모멘텀이 있다“고 강조했다. (下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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