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조브랜드 ‘메이크힐(Makeheal)’, 어반폴루션 ‘히든랩((Hddn=lab)’, 남성화장품 ‘엠솔릭(M‘SOLIC)’. 최근 론칭한 이 브랜드의 공통점은 ‘마스크팩’ 전문기업이다.
올해 마스크팩 전문기업이 종합 화장품 기업으로의 ‘환골탈태’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기초와 색조 시장을 넘어 남성화장품 진출 등 마스크팩 영역을 넘어서려는 뚜렷한 목적의 움직임이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 마스크팩 기업들은 사드 보복으로 인한 ‘리스크 분산’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것. 기초와 색조 등의 카테고리 확장에서 해법을 찾겠다는 행보로 해석된다.
2017년 8월 마스크팩 누적 판매량 10억 장의 신화를 창조한 메디힐은 지난 1월 30일 색조브랜드 ‘메이크힐’을 론칭하며 ‘2025년 글로벌 톱10 진입’을 선언했다. 전략은 ‘메디힐+메이크힐’의 매출 쌍끌이다.
메이크힐의 콘셉트는 ‘성형‧시술효과를 주는 화장품’이며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완벽히 변화하는 드라마틱한 변신’이라는 브랜드 스토리를 풀어갈 계획이다. 3~4월 내 색조 카테고리 90여 개 제품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R&D센터를 완공한 메디힐은 색조 제품의 전문성을 위해 △뷰티 닥터스(이오클리닉 정이호+에스프로포즈성형외과 김지욱 원장) △메이크업아티스트 함경식 △조향 전문가 크리스티앙 프로벤자노 등과 협업한다. 또 주요 타깃인 25세 여심 공략을 위해 김지원‧지우‧이셋별의 20대 3명의 뮤즈를 발탁, 3인 3색의 색조 연출을 제안한다.
박철우 메이크힐 대표는 “메인 콘셉트가 ‘바르는 성형외과’인 만큼 한국 여성이 선호하는 시술과 처방을 분석해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였다”며 “상반기 위생허가가 나오면 중국 수출을 진행할 예정이나 당장은 한국 시장에 올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마스크팩 상장사 중 유일하게 2017년 플러스 실적을 기록한 제이준코스메틱은 1월 17일 출시한 기능성 화장품을 선보였다. 제이준 전략은 ‘이미 시장에서 고객에게 입증된 마스크팩을 화장품으로 내놓는 것’이다.
제이준코스메틱 관계자는 “자사 제품의 강점은 기초 라인으로 구성된 2‧3스텝 마스크팩”이라며 “시장 반응을 모니터링 한 뒤 소비자 반응이 좋은 제품을 골라 화장품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제이준이 내놓은 ‘블랙 물광 스킨케어 3종’과 ‘아이 겔 패치’ 2종은 제이준 대표 제품인 ‘블랙 물광 마스크’의 기초 스킨케어 연장 버전이다.
또 제이준코스메틱도 하반기 색조화장품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1월 30일 이베스트투자증권 오린아 애널리스트는 “제이준이 올해 하반기부터는 색조 품목으로 확장을 계획 중이다. OEM 방식으로 SKU 50~100여 개로 색조 제품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며 “총판 네트워크인 에프엔리퍼블릭 및 왕홍 마케팅 등을 기반으로 추가 매출이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이달 2일 공시자료에 따르면 작년 제이준코스메틱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49%, 68.42% 성장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매출액은 1297.1억원, 영업이익은 224.6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하지만 품질력과 탄탄한 유통망으로 사드 보복을 이겨냈다.
SNP화장품은 종합 화장품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2017년부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작년 9월 ‘어반폴루션’ 브랜드 ‘히든랩’을 론칭했으며 올해 2월 7일에는 남성 브랜드 ‘엠솔릭’을 출시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엠솔릭은 기초뿐만이 아닌 색조 라인까지 전 카테고리 구성을 마쳤다.
SNP화장품의 더마 코스메틱, 남성 화장품의 도전은 2008년 창립 이후 설립한 SNP피부과학연구소의 역할이 컸다. SNP제품의 품질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SNP화장품 관계자에 따르면 “히든랩과 엠솔릭은 각각 왓슨스와 올리브영에 입점해있다”며 “최근 트렌디 채널로 급부상한 H&B스토어를 공략하며 온오프라인에서의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통 관계자에 따르면 “고객 반응이 좋은 히든랩은 올해 1월 매출이 작년 12월보다 2배로 껑충 뛴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올리브영과 단독 기획 세트를 준비하며 남성 화장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엠솔릭’의 반응도 뜨겁다”고 전했다.
히든랩과 엠솔릭 각각의 메인콘셉트를 소비자에게 충분히 어필한 전략이 주효했다. 히든랩은 즐거운 도시 여성의 더 멋진 뷰티와 라이프를 연구하는 ‘어반폴루션’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다. 대기오염, 자외선, 블루라이트, 미세먼지 등 유해 물질로 인한 도시 생활에서 생기는 ‘어반폴루션’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엠솔릭 역시 바버샵에서 영감을 남성 전용 프로페셔널 그루밍 브랜드를 추구한다. 집에서도 마치 바버샵에서 관리를 받은 듯 깔끔하고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도록 스마트한 그루밍 케어를 원하는 모든 남성을 타깃으로 삼았다.
작년 마스크팩 상장사 대부분이 영업이익의 큰 폭 하락이나 적자전환의 쓴맛을 봤다. 기업공시를 통해 밝힌 이유의 공통분모는 ‘사드 피해 직격탄’을 맞아서다. 새로운 영역 개척의 주목적은 생존을 위한 사드 리스크의 분산이었다. 그러나 이 선택은 품질력과 기획력을 지닌 마스크팩 기업들에게 ‘종합 화장품 기업 도약’이라는 기회가 됐다. 마스크팩 기업의 생존 전략은 이미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