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의 회복탄력성은 여전히 의문부호를 남겼다. 25일 LG생활건강은 2분기 전사 매출 1조 7597억원, 영업이익 158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2.7% 감소, 영업이익 0.4% 증가로, 에프앤가이드 시장 전망치에 대체로 부합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주력인 뷰티사업의 회복탄력성 부족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음이 드러났다. 뷰티 매출은 7596억원(-2.7%) 영업이익 1358억원(+3.6%)이었다. 4분기째 하락하다 ‘24년 1분기 매출이 반짝 상승(+5.6%)했으나 다시 하강 곡선을 그렸다. 고질적인 중국 부진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를 대체할 시장(일본, 미국 등)에선 이렇다 할 성장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이에 대해 LG생활건강은 ▲ 온라인 채널에서 ‘더후(THE WHOO)’ 브랜드 매출 증가, 중국시장 성장 지속 ▲ 업황 둔화와 높은 기저로 인해 면세 매출은 하락했지만, 국내 온라인과 헬스앤뷰티(H&B) 채널 매출은 높은 성장 ▲ 마케팅 투자 확대로 비용 부담이 커졌지만, 해외 구조조정 효과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 성장 등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 지난 4월 국내외 인플루언서 초청 더후 ‘비첩 자생 에센스 4세대’ 글로벌 론칭 ▲ ‘K-비첩 투어’ 개최 등 한때 최고 2.5조 매출을 올렸던 더후 글로벌 마케팅 강화에 큰 공을 들였다고 소개했다. 신제품으로 더후 ‘비첩 순환 에센스’ 리뉴얼, 빌리프의 팩과 클렌징을 한 번에 하는 저자극 비건 제품인 ‘슈퍼나이츠 팩 클렌저’ 출시 등의 노력을 전했다.
그럼에도 계곡(chasm)을 뛰어넘는 별다른 전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M&A 기업들의 성적이나, 중국시장 지속 전략, 대체시장 개척 등의 상상도는 아예 보여주지도 않는다.
HDB 사업 매출은 4.5% 감소한 5215억원, 영업이익은 22.8% 증가한 339억원을 기록했다. 피지오겔, 닥터그루트, 유시몰 등 주요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매출 성장이 지속됐고, 해외 구조조정 효과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데일리뷰티도 만만치 않은 사정임을 드러냈다.
기대를 낮춘 ‘컨센서스 부합’으로 2분기 실적을 설명하기엔 LG생활건강의 계곡 탈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