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북미 바이어가 좋아하는 옵션을 설계하는 전략적 마케팅

씨앤씨뉴스×ALC21 주최 ‘북미 현지화 마케팅 및 글로벌 유통 세미나’... 초대받은 사람들의 ‘진솔한 마케팅 이야기’ 진행

마케팅은 어렵다. 과잉시대이다 보니 “소비자의 95%는 자기 의지로 물건을 사지 않는다”고 한다. (Duck Tape Marketing, 존 잰스) 하물며 외국의 이름 없는 중소 브랜드가 북미를 두드리면 당연히 벽에 부닥칠 일뿐이 없다. 

그래서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북미 컨설턴트 ALC21 알렌 정 대표는 말한다. 셀러(seller)인 브랜드사라면 북미 바이어(buyer)의 마인드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게다. 소비자를 알고, 바이어의 마음을 훔칠 수 있어야 한다. 이른바 초크 포인트(choke point)를 공략할 수 있어야 한다. 



22일 열린 씨앤씨뉴스와 ALC21이 주최한 ‘북미 현지화 마케팅 및 글로벌 유통 세미나’에는 ‘정확한’ 마케팅을 원하는 10개사만 초대돼,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기업들의 어려움은 북미 시장의 낯섦과 ‘메이저’라는 무게감이다. ALC21 알렌 정 대표는 “소비재 중에서 뷰티 아이템은 마진이 크다. 바이어들이 취급하고 싶어 하는 상품이다. 또 메이저에서 통하면 글로벌 어느 곳에서라도 판매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시장의 성격에 대해 그는 “한국에서 마케팅 목표가 매출 성적서라면 북미에선 고객 이해에 중점을 둬야 한다”라고 말한다. K-뷰티가 호기심과 싸게 판다는 가성비로 북미에서 인기라지만, 이는 바이어가 언제든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란다. 

시장에서 라벨에 표기된 ‘제조원 표기’를 보고 얼마든지 MOQ에 맞춰 자사 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다. 세포라(sephora)는 한국의 이름 없는 브랜드를 가져다 팔지 않는다. 직접 소싱한다. K-뷰티로 팔려면 북미 진출을 하지 마라. 아마존(amzon)은 시장조사에 유용할 뿐 내가 팔 시장이 아니다. 'Made in Korea'를 파는 거다. 그래서 자사몰이 중요하다. D2C다. 

제가 ‘Nordhive'를 만든 이유다. 노드하이브는 북미의 인플루언서, 모델 등 수천여 명이 리뷰 하고 소싱하는 플랫폼이다. 소비자에게는 아마존이나 브랜드사의 자사몰에서 판매토록 유도한다. 노드하이브에서 피드백을 통해 브랜드 제품을 보완하고 개선해 ’히트작‘을 만드는 구조다. 

“저평가 된 브랜드를 플랫폼에서 구조화된 마케팅 방정식으로 인큐베이팅하는 곳이 노드하이브“라고 알렌 정 대표는 강조한다. 브랜드사의 생존력은 ”따라가지 않는다. 따라오게 만든다“가 통해야 증명된다는 것. 

북미 굴지의 각종 소비재 전시회에서 활동하는 알렌 정 대표는 바이어다. 어떤 물건이 누구에게 필요할지 탐색하고 이를 연결시켜 준 경험을 K-인디 브랜드에게 전파할 생각이다. 

세미나에선 지난 4월 6일 토론토에서 열린 노드하이브 전용 팝업스토어 오픈 3개월 기념 이벤트 영상 및 현지 마케팅 성공과 실패 사례 등이 상영됐다. 인플루언서와 모델의 피드백을  활용하고, 어떤 초크 포인트에 바이어가 마음을 여는지 등 실감난 에피소드가 소개됐다.  

이어 ALC21 한국대표 류승훈 이사는 "바이어 발굴 시 현지화된 사전 콘텐츠, 사전 마케팅이 왜 중요한지“를 설명했다. 바이어와의 만남을 ‘국제결혼’으로 비유한 그는 ”결혼에 골인하기 위해선 애프터 신청, 이성과의 미팅 과정, 애정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듯 북미 마케팅의 3단계 전략“을 소개했다. 



어느 한 기업가가 신제품이나 아이디어로 만든 기업이 오랫동안 건재하면 그를 둘러싼 신화가 만들어진다. 알다시피 신화엔 함정도 있다. 그러나 정말로 성공한 기업인은 앞에 나서기보다 뛰어난 구조를 설계한다. 혁신보다 설계가 중요하다. 

알렌 정 대표는 “컨설팅을 하다보면 ➊ 애초부터 현지 타깃에 맞지 않는 제품을 선정 ➋ 상표권, 제품 등록, 라벨, 영어 표기 등 기본사항 미비 ➌ 대표들은 주관적으로 제품을 만들고 좋은 제품이면 무조건 잘 팔릴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을 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도와주고 싶어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한다. 

때문에 제품력에 집중하다 좋은 기회를 놓치는 기업을 많이 봤다며 안타까워했다. 먼저 잘 판매될 수 있는 구도를 만들고, 현지에서 공감할 수 있게 해야 소비자 관심도 높아진다고 강조한다. 

그는 “좋은 제품도 숨어 있으면 찾을 수 없다. 기본 마케팅을 해야 한다. 바이어는 많은 옵션을 가지고 있는데 좋다는 제품을 찾을 수 없으면 기회를 연결할 수가 없다”라며 “북미 시장에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시작점을 만들 수 있는가? 최소한 운이 찾아왔을 때 대응할 수 있는 기본 마케팅을 잘 준비해야 한다”라며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이날 세미나 참석 기업들은 “북미 시장을 움직이는 인플루언서와 바이어의 실제 모습을 느낄 수 있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감이 왔다” “국제결혼 하려면 멋지게 차려 입고 데이트를 해야 한다는 데서 우리도 준비를 잘 갖춰야 할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세미나 후 기업들의 추가 상담 요청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씨앤씨뉴스가 마련한 ‘북미 현지화 마케팅 및 글로벌 유통 세미나’는 ‘목표가 분명한’ 기업만을 초대하는 형식으로 추후 일정을 공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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