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2024년 화장품산업, 주목해야 할 8가지 시선 (上)

①불확실성 ②수출 100억달러 ③한·중 화장품 전쟁 ④화장품 안전성 제도 도입 등 국내외 변수

새로운 것은 새로운 곳에 있다. 현재보다 낮은 수면에서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까지의 언어를 계속하는 한 새로운 미래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씨앤씨뉴스가 바라보는 2024년 화장품산업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대전환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시각에서 출발한다. 

1. 불확실성

2023년의 시작은 엔데믹으로 인한 펜트업(pent-up)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코로나 3년의 후유증과 화장품소비 위축은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게 했다. ‘23년 3분기 누적 소매판매액은 26조원으로 전년 대비 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은 물론 많은 중소 브랜드사들이 불황의 그늘에서 두려움과 추위에 떨고 있다. 

화장품 소매판매액은 코로나 이전 2019년 34.7조원에서 32.8조원(‘20) → 35조원(’21) → 37.5조원(‘22) → 32조원(’23.1~11)으로 감소했다.(통계청) 따이공 철수로 인한 면세점 매출이 대폭 빠지면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빅2는 매출이 조 단위로 급감해 타격이 컸다.[ 면세점 매출 추이(4.9조원(‘20) → 3.4조원(’21) → 0.97조원(‘22) → 0.6조원(’23.3분기 누적)] 

오프라인의 온라인사업 강화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유통매출도 13조원(‘21) → 12.9조원(’22) → 11조원(‘22) → 9.9조원(’23.1~11 누적, 2%↓)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일상 회복에 온라인 소비 둔화 요인도 있지만 화장품의 온라인 매출은 기대만큼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로드숍 몰락, H&B채널의 올리브영 독점으로 인한 판매 채널 축소, 홈쇼핑, 온라인쇼핑의 소비 부진 등으로 기업들은 감원과 구조조정에 휩쓸리며 고전했다. 내수 한계에 부닥친 상황에서 인구 감소는 수요 축소, 기후변화는 피부 스트레스 등 난제를 예상케 한다.  



2. 수출 100억달러 

‘23년 수출 화제는 조선미녀, 코스알엑스, 롬앤 등 중견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선전이다. 각각 영업이익률 20%대를 상회하며 미국, 유럽, 중동 등 K-뷰티 인기몰이를 통해 전체 수출에도 기여했다. 또 다수 중소기업의 일본·미국·아세안의 공격적 진출은 유통채널의 소비자 접점 확대라는 성과로 이어지며 지속가능성을 높였다.  

이에 힘입어 화장품 총수출 내 중소기업 비중은 55.0% (’22.3Q) →  62.5% (23.3Q)로 7.5%p 증가했다. 대신 대기업은 19.6% 감소했다. 수출기업 수는 5282개사로 전년 대비 233개사가 증가했다. 지역별로 중국을 제외한 미국·일본을 비롯 유럽(EU)·중동·CIS 등 신흥시장에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수출다변화 성과도 확산됐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나, 중소기업의 3분기 수출은 미국(2.7억달러, +79.1%)이 큰 폭 증가하면서 중국(2.5억달러, -19.9%)을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은 K-뷰티 인기가 급상승하며 대폭 증가했으며, 중국은 애국소비 영향으로 감소했다. 화장품 수출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최초의 일이다. 

한편 ‘23년 수출은 85억달러로 6.5% 증가했다. 2024년 수출 전망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90억달러, KOTRA는 10% 이상 증가를 예상했다. 대한화장품협회 관계자는 “수출 100억달러를 코앞에 두고 ’22년 79억달러로 하락한 게 아쉽다.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 인기 상승은 긍정적이지만 중국·미국의 화장품 규제, 중국·일본의 추격, 유럽의 그린딜 등 변수도 산적해 있다. 그럼에도 한때 꿈의 숫자로 불리던 ‘100억달러 수출’을 기대하고 싶다”고 말한다. 

수출 감소 1년 만에 플러스 전환에 성공한 K-인디 브랜드의 공격적 시장 개척에 기대감이 높다. 내수 한계를 글로벌 시장 수요로 대체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도 또 다른 동력으로 작용해야만 한다. 
 


3. 한·중 화장품 격전 예고

한국 화장품의 글로벌 시장 약진은 일본 수입시장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1020층을 공략하며, 소매유통 채널에 진출함에 따라 일본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접점을 구축하게 됐다. 

일본수입화장품협회에 따르면 국가별 화장품 수입액은 오랫동안 프랑스가 1위였지만 ‘22년에 한국(775억엔)이 프랑스(764억엔)을 제치고 ’11년 이후 최초로 1위를 기록하는 이변을 낳았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브랜드를 중시했지만 최근 소비자들은 가격이나 사용감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추세는 ‘23년 상반기에도 이어지며 국가별로 1위 한국의 수입 실적이 450.3억엔(+20.7%), 2위 프랑스가 수입 실적 398.0억엔(+13.9%)으로 나타났다. (한국 점유율 25.6% VS 프랑스 점유율 22.6%) 

카테고리별로 한국은 컬러 메이크업, 베이스 메이크업에서, 프랑스는 향수, 피부용화장품에서, 태국은 두발용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립스틱, 아이메이크업 등에서 선두 한국을 바짝 추격 중이다.  

중국은 2022년 처음으로 화장품 무역적자 폭이 감소한데 이어 ‘23년 상반기 수입화장품이 14.1%나 감소하며, 수출 드라이브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1년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 및 아세안 10개국 등 15개 회원국과 맺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RCEP 화장품시장 연구보고서(아세안편)’에 따르면 대 RCEP 화장품 수출은 10억달러(‘21) → 15억달러(’22)로 53.8% 증가하여 수출 비중이 20.2%→26.4%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1~8월 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25억달러(+39%)로 ‘22년(28억달러) 실적을 3개월 이전에 돌파할 정도로 역대 최고 증가율(38%)을 기록 중이다. 대 한국 수출액도 4천4백만달러(’22) → 8천3백만달러(‘23.1~8월)로 두 배 이상 증가가 예상된다. 

일본, 아세안 시장에서 한국 vs 중국의 매스시장 포지셔닝 전쟁은 2022년 본격 점화됐고, 2024년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다.  



4.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제도 도입 

미국도 글로벌 화장품 규제에 참전하며, 화장품규제 현대화법(MoCRA)을 발의했다. 이에 따라 시설등록 및 제품리스팅 플랫폼을 지난해 12월 16일 오픈했고, 오는 2024년 7월 1일 시한으로 시행 중이다. 기존시설은 2024년 7월 1일까지, 신규 시설은 영업시작 후 60일 내 등록해야 한다. 또 매년 2월마다 등록을 리뉴얼해야 하며, 시설정보 변화는 60일 이내 업그레이드 하는 등 사후관리도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국내 화장품 업계는 본격적으로 MoCRA 규제에 따라 시설등록과 제품 리스팅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 제조시설 US Agent 선정, 브랜드, 제품별 RP 선정에 따른 소비자 부작용 보고 업무 등을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 

중국 NMPA도 2024년 5월 1일부터 모든 화장품에 대한 풀 버전을 제출해야 한다. 라벨링은 물론 안전성 자료 제출, 원료함량 보고 등 민감한 내용을 제출토록 함으로써 유럽·미국·일본 등 11개국이 이에 반발, 제도 변화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민감한 이슈로 부각됐다. 

EU나 미국은 안전성 자료 등의 보유를 강조하지만 NMPA는 제출을 의무화해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편 CPNP, MoCRA, NMPA의 안전성 이슈 관련 우리나라는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KCII)을 중심으로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연구원은 ▲ 화장품 원료 안전성 예측시스템(csp.kcii.re.kr) ▲ 화장품 원료 규제 데이터베이스(cis.kcii.re.kr) ▲ 화장품 원료 안전성 검토 시스템(csrs.kcii.re.kr)을 구축하고 업데이트 중이다. 

연구원은 기업이 많이 사용하는 다빈도 원료 5900여 종을 파악해 ‘22년 100종(비천연, 천연)의 안전성 정보조사 수행을 완료했다. ’23년에는 300여 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자료조사는 CIR/SCCS 보고서를 주축으로 하여 최신 정보를 확보하고 노출 시나리오를 구성해 노출경로(경피, 흡입, 경구) 별 노출 평가를 진행한다. 

효과·효능 정보조사는 보습 및 헤어케어 기능을 가진 40개 성분에 대한 문헌 조사도 진행됐으며, 이는 안전성 평가 자료와 연계해 중국 규제 대응이 가능하다. 연구원은 화장품 안전성 평가 인력 양성 교육을 11회 차까지 진행, 108명이 이수했다고 밝혔다. 또 화장품 안전성 평가 검토 시스템의 DB를 305건 업데이트했다고 한다. 

연구원의 발빠른 대응 및 식약처의 한·중 국장급 대화, 국제화장품규제조화협의체(ICCR)의 정회원국 역할도 새해 기대된다. 

대한화장품협회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식물 추출물의 안전성 자료 확보는 한·중·일의 당면 과제다. TTC 기법 등 안전성평가 방법에서 중국과의 공동 연구 협력을 통해 규제에 대응한다면 K-뷰티의 중국 재진입에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2024년 화장품산업, 주목해야 할 8가지 시선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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