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솽스이에서 나타난 중국 화장품 소비자 변화

가처분소득 둔화와 함께 이성적·합리적 소비 증가... 가성비, 반향소비, 미니멀리즘, 민감성 피부 관리 등 소비자 주도 뚜렷

지난 11월 11일 끝난 솽스이(双11 2023)는 중국 소비자 변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공급자 시장에서 완연히 소비자 시장으로의 손바뀜이 확실해졌다. 더 이상 공급자 마케팅에 일방적으로 감수하지 않겠다는 소비자의 이성적 소비가 눈에 띈다. 

중국 IT전문조사기관 Syntun(星圖數据)에 따르면 2023년 솽스이 행사(10월 31일 20시~11월 11일 24시) 기간 주요 온라인 플랫폼의 매출액 합계는 1조 1746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채널별로 △ 종합 전자상거래(티몰, 징둥, 핀둬둬) 9235억 위안(-1.1%) △ 라이브커머스(더우인) 2151억 위안(+18.6%) △ 신유통(배달플랫폼 어러머(饿了么) 236억 위안(+8.3%) △ 공동구매(메이탄 류쉬안(美團優選) 124억 위안(-8.1%) 으로 나타났다. 

이중 화장품 매출은 △ 기초 582억 위안(-4%) △ 색조 204억 위안(-5.6%)였다. 기초의 경우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 비해 22.9%나 감소한 수치다. 색조는 2019년에 비해 32.5% 증가했다. 

화장품 소비 회복세가 미진한 가운데 솽스이 기간 알리바바 플랫폼(티몰, 타오바오, 타오바오라이브커머스 등)의 기초화장품 매출 1위는 프로야(20.5억 위안, +46%)가 차지했다. 상위 10위 브랜드에는 프로야, 위노나 등 2개 브랜드가 랭크되며 C-뷰티의 기세를 보여줬다. 색조에선 중저가 브랜드 차이탕(彩棠)이 1위를 차지했으며 7위 CARSLAN (卡姿兰) 9위 HUAXIZI (花西子) 등 중국이 3개로 강세였다. 라이브커머스인 더우인에서도 기초 1위 프로야, 색조 1위 차이탕이었다. 

화장품 소비가 부진한 원인으로 코로나 기간 위축된 소비심리 외에 소비자들이 까다로워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은 “현지 증권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은 화장품 구매 시 다양한 브랜드의 성분은 물론, 그램당 가격까지 꼼꼼하게 비교·분석하고 있다. 프로야, 위노나, 차이탕, 화시즈 등 C-뷰티 브랜드들이 이번 솽스이 행사에서 희비가 엇갈린 원인은 가성비, 가격 할인폭 등에 있다. 이성적 소비경향이 날로 두드러지는 가운데 ‘애국소비’만을 강조하기보다 제품 품질, 가성비를 내세워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미 솽스이 시행 전 시장에서는 △ 반향소비(反向消费)  △ 애국 소비 열풍 등을 예상했었다. 반향소비는 동일한 제품을 절대 비싼 가격을 주고 구매하지 않기 위해 플랫폼의 할인 혜택을 비교 분석해 신중하게 구매하는 소비경향을 뜻한다. 또 ‘저가 제품’은 저품질 제품이 아니라 가격 거품이 없는 제품이라는 학습효과도 있다. 지난 9월 '립스틱 오빠' 리자치의 79위안 아이브로우 사태로 인해 소비자들의 과대, 허위광고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것이다. 

실제 중국 소비자의 이성적, 합리적 소비는 어느 정도 예측됐다. 청년실업 증가와 1인당 가처분 소득 둔화로 인해 가성비를 내세운 기업 실적만 소비심리 위축에도 호조를 나타냈다는 게 베이징무역관의 분석이다. 특히 초저가 전략을 추구하는 핀둬둬(拼多多)는 ‘23년 2분기 66.3%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징둥닷컴은 4.9%에 그친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이밖에도 미니소(名創優品), 유니클로 등 가성비를 내세운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호실적을 거뒀다. 

여기에 피부관리 정보 접근이 용이해짐에 따라 고가이면서 여러 단계로 구성된 기존 스킨케어 제품 라인에 대해 미니멀리즘 스킨케어(精簡護膚)도 등장했다. 최소화된 제품으로 최적의 스킨케어 효과를 기대하는 소비자 니즈에 따라 고효율, 다기능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또 피부 트러블에 예민해지면서 샤홍수에는 ‘효과 없는 스킨케어’ ‘과일 스킨케어’ 등의 댓글과 영상의 조회 수가 백만 건을 넘는 등 과잉, 과장 광고에 속지 않겠다는 소비자도 많아지고 있다. 

중국 브랜드 쯔번(至本; zhiben)은 '피부 장벽 강화'를 콘셉트로 하는 민감성 피부 전용 제품이 주를 이룬다. 2018년 이전까지 인지도가 낮았으나 2019년부터 '기능성 스킨케어', '미니멀리즘 스킨케어' 개념이 중국에서 점차 퍼지면서 제품 관심도와 판매가 크게 늘었다. 쯔번의 타오바오 매장은 2022년 6월~2023년 5월 동안 판매액이 10억 위안을 돌파하는 등 월 1억위안을 기록 중이다.  

베이징무역관은 “우리 기업들은 중국 화장품 소비시장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한국 상품은 우수한 품질, 세련되고 사용자를 배려한 디자인 등으로 중국 소비자의 인정을 받지만 시장 포지셔닝이 애매하고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는 평가다. C-뷰티가 제품 경쟁력 제고, 가성비, 과감한 마케팅으로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가운데 우리 상품의 제품 혁신력 향상이 시급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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