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안전성’ 이슈가 들불처럼 번지는 가운데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역할과 대응이 주목된다.
중국의 화장품감독관리조례 제정 이후 강화된 ‘안전성’ 이슈는 급기야 자발적 화장품 등록 프로그램(VCRP)을 시행하던 미국을 자극해 화장품규제 현대화법(MoCRA) 제정으로 이어졌다. 이는 타 국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심각한 무역기술장벽(TBT)이 될 가능성이 짙다.
케이앤에이 최시내 대표에 따르면 지역별로
△ EU: PIF에 안전성 정보와 안전성 평가를 필수 작성, 평가방법은 11th 발간
△ 미국: CIR에 위해평가 시 우선순위 결정 공유, GMP, 안전성 입증, 중대 유해사례 보고, 시설 등록 및 제품리스팅, 라벨링 표시기재 사항 추가, 기록보관(유해사례)
△ 아세안: 아세안 통일 화장품 규제 제도, 유럽 화장품 지침을 모델로 성분 규정이 매년 논의되며 업데이트
△ 일본: 포지티브 리스트(자외선차단제, 착색제, 보존제), 기업의 책임으로 안전성 확보(네거티브 시스템)로 관리
△ 중국: 2024년 5월 1일까지 화장품 처방 중 모든 원료의 안전성 관련 정보 등록
등으로 강화되고 있다.
차후 K-뷰티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심각한 ‘진입장벽’이자 성장 사다리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다행히 연구원이 ‘화장품 안전성 통합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기업의 대응 방향에 가닥을 잡을 수 있게 됐다. 연구원의 발 빠르고 정확한 대응이 글로벌 시장 진출 수출기업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20일 열린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원장 이재란)이 주최한 ‘2023 화장품 안전성 심포지엄’에서는 ‘화장품 안전관리 시스템’의 효율적 이용을 경험할 수 있는 자리였다. 125명이 사전등록한 가운데 기업 실무자들은 숙지해야 할 내용을 체크하며 강의에 귀를 기울였다.
연구원은 ‘안전성 평가 연구 검증 연구사업’을 한국독성학회와 시행 중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 화장품 성분안전성 평가 연구 결과(KnA 최시내 대표) ▲ 천연 원료 안전성 평가 결과(이화여대 임경민 교수) ▲ 안전성 평가 연구 검증 연구사업 결과(한양대 배옥남 교수) ▲ 화장품 안전관리시스템 소개(mn-am 박종진 책임) 순으로 발표됐다.
우리나라는 안전성 평가 보고서가 불필요하지만 안전성 평가 보고서를 요구하는 곳은 EU, 중국이며, 미국은 안전성 입증 자료 제출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기업이 많이 사용하는 다빈도 원료 5900여 종을 파악해 ‘22년 100종(비천연, 천연)의 안전성 정보조사 수행을 완료했다. ’23년에는 300여 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자료조사는 CIR/SCCS 보고서를 주축으로 하여 최신 정보를 확보하고 노출 시나리오를 구성해 노출경로(경피, 흡입, 경구) 별 노출 평가를 진행한다.
효과·효능 정보조사는 보습 및 헤어케어 기능을 가진 40개 성분에 대한 문헌 조사도 진행됐으며, 이는 안전성 평가 자료와 연계해 중국 규제 대응이 가능하다.
연구원은 화장품 안전성 평가 인력 양성 교육을 11회 차까지 진행, 108명이 이수했다고 밝혔다. 또 화장품 안전성 평가 검토 시스템의 DB를 305건 업데이트했다고 한다.
'천연 원료의 안전성 평가'에 대해 임경민 교수는 “2만 8천여 종의 식물이 화장품, 의약품, 식품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중 16%만이 안전성 정보가 보고됐다. 식물 추출물은 구성성분이 복잡하고 다수의 활성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효능과 함께 안전성 이슈가 있어 통합적 평가가 요구된다”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의 안전성 평가가 단일물질 위주여서 다성분 혼합물인 천연추출물에는 부적합하며, 생산 및 제조 공정상의 구성성분의 조성과 함량 변이도 불가피한 점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기존 독성 데이터에 근거한 차세대 독성 평가법인 TTC, QSAR, RAX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TTC는 다수의 화학물질의 독성 정보를 이용하여 독성을 일으키지 않는 역치를 설정하여 그 미만으로 노출될 경우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방법이다.
임 교수는 “천연물 추출물 원료는 각 구성 성분의 함량이 낮고 노출량도 비교적 적어 TTC(Threshold of Toxicological Concern)의 적용에 적합하다. Yang et. al, 2017a는 다양한 독성 DB를 검토하여 화장품에 쓰이는 1059개 물질에 대한 NOAEL를 바탕으로 화장품 성분의 TTC 값을 제안하고 있다”며 위해평가 결정 툴로 유의미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연구원은 ▲ 화장품 원료 안전성 예측시스템(csp.kcii.re.kr) ▲ 화장품 원료 규제 데이터베이스(cis.kcii.re.kr) ▲ 화장품 원료 안전성 검토 시스템(csrs.kcii.re.kr)을 구축하고 업데이트 중이다.
연구원의 양형석 주임연구원은 “csrs는 다빈도로 사용하는 원료에 대한 안전성 평가자료를 확보하여 국내 기업의 해외수출에 필요한 제품 정보 파일(PIF) 작성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검색화면에서 ① 제품 중 농도 ② 피부흡수율 ③ 화장품 1일 사용량 ④ POD 결정-최대무독성량 ⑤ 불확실성 계수(안전역) ⑥ 안전성 평가 결과(출처: CIR)의 도출 과정을 시현했다. 이와 관련 설명 동영상은 올코스(www.allcos.biz) 내 ‘안전성 평가 검토 시스템 동영상 매뉴얼’을 참고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