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22 화장품산업 수출 –13%·생산 –18% 쌍둥이 역성장...중소기업 ‘고사’ 위기

불황 속 드러난 기업의 실력 편차 크고 질적 하락...과잉생산 체계 속 생산실적 보고 1개사당 매출 25%↓

2022년 화장품 생산실적이 발표됐다. 예상대로 수출은 80억달러(-13.4%) 생산실적은 12조 4천억원(-18%)으로 역대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달러 환율을 ‘21년(1144.42원)과 ’22년(1291.95원)으로 달리 적용함으로써 원화 기준으로 –2.2%라는 통계 착시를 일으켰다. 그러면서 무역수지가 8.5조원의 흑자라며 자화자찬했다. ‘21년 (수출 92억달러 – 수입 13억달러 = 흑자 79억달러) 원화 흑자가 9조원인데, ’22년 흑자가 8.5조원이라고 하니 물론 환차익이지만 굳이 원화로 표기함으로써 화장품 수출 위기를 탈색시킬 오해의 소지가 충분하다.  

생산실적도 13.5조원으로 ‘21년(16.6조원)에 비해 –18.4%를 기록, 불황이 산업 전체를 강타했는데도 말이다. 

생산실적을 신고한 기업은 9359개(’21) → 1만119개로 처음으로 1만개를 넘어섰다. 생산품목 수는 12만개(‘21) → 12만4천개(’22)로 소폭 늘었다. 

1개사당 매출액은 17.8억원(‘21) → 13.4억원(‘22)으로 25%나 감소했다. 실적 보고 기업은 8% 늘었으나 매출은 큰 폭 축소됐다. 그만큼 업황이 어려웠다는 얘기다. 실제 수출 중소기업 사이에선 구조조정, 폐업 등이 다반사로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화장품 영업자는 ’22년 책임판매업체 2만8015개, 제조업체 4548개로 전년 대비 23%, 2.7% 증가했다. 총 3만 2563개사로 그야말로 과잉 생산 체계다. 이들 가운데 실적보고사를 빼면 2만 2444개사가 영업활동과 상관없이 ‘매출 없음’이 드러났다. 

중앙대 최완 교수는 ‘화장품 회사로 살아남기’ 저서에서 “2012년 477개, 823개에 불과하던 제조업체와 책임판매업체의 수가 2023년 4월 현재 4500개, 2만 9700개로 각각 10배, 35배 숫자로 불어났다”라고 했다. 

그 결과 “화장품책임판매업체의 95%가 창업 10년 미만이란 사실에서 ‘익지 않은 레시피와 미숙한 실력’으로 도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1848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골드러시처럼 ‘화장품 잘 된다니 만들면 어디로든 팔리겠지’라고 막연하게 사업을 시작한 사람이 많다. 그 결과는 공급 과잉이다. 시장이 포화상태로 여겨지고 있음에도 낮은 진입장벽으로 소규모 사업자들이 계속 증가한다. 문제는 화장품 사업 경험 없이, N잡러·온라인 셀러 열풍 등 영향으로 짧은 준비로 창업하거나 화장품 사업자로서 기초지식과 정보 없이 뛰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식약처는 ‘22년 생산실적 발표에서 ▲ 수출규모 세계 4위 ▲대 중국 수출의존도 분산, 수출시장 다변화 ▲기초화장용 제품 생산 감소 속 비중 강세 지속 등을 특징으로 꼽았다. 

수출 규모는 20~21년 세계 3위에서 2년만에 한 단계 내려왔다. 중국 수출은 26% 감소했으나, 신흥시장과 선진국은 증가했다. [ 베트남(3.8억 달러, +23.4%), 대만(2.0억 달러, +21.1%), 태국(1.5억 달러, +13.2%), 필리핀(0.6억 달러, +44.4%) 캐나다(0.57억 달러, +40.8%) 키르기스스탄(0.53억 달러, +33.2%), 카자흐스탄(0.5억 달러, +11.2%) ] 

품목별로 기초화장용 제품의 감소폭(2.7조원, -26.1%)이 가장 컸다. 기능성 화장품 생산실적은 4.6조원으로 화장품 생산실적의 33.85%를 차지, 7.8% 감소했다. 대신 기능성화장품 심사품목은 총 974건으로 7.5%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신규 원료 및 제품 개발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위 10개사 생산실적을 보면 아모레퍼시픽이 전년 1위 엘지생활건강을 누르고 복귀했다.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59.46%로 작년(69.30%)에 비해 10%p 가까이 하락해 고전했음을 드러냈다. △ ㈜지피클럽 8위(’21) → 4위(‘22) △ 카버코리아 4위 → 6위 순위권 밖이었던 △ 클리오 7위 △(주)난다 8위 등 순위 변동이 있었다. 

상위 10개사의 실적은 전년에 비해 △ 1위 아모레퍼시픽 –27% △ 2위 엘지생활건강 –38% △ 3위 애경산업 –10% △ 4위 ㈜지피클럽 +50% △ 5위 애터미(주) 1% △ 6위 카버코리아 –23% △ 7위 클리오 3% △ 8위 ㈜난다 △ 9위 이니스프리 –23% △ 10위 해브앤비(유) –22% 등 전반적으로 지피클럽과 애터미를 제외하곤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생산실적 품목 1위는 ’더히스토리오브후 천기단화현세트‘(2213억원)로 전년(6355억원)에 비해 65%나 급감했다. 설화수자음유액(1968억원), ’후 천기단화현밸런서(1934억원) 설화수자음수(1863억원) 등 주력 품목들이 줄줄이 반토막 이상 매출 감소하며 중국 시장에서 고전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게다가 브랜딩 구축에도 실패하면서 양극화된 중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긴 어려워 향후 미래도 어둡다. 



한편 국가별 화장품 수출은 △ 1위 프랑스 194억달러(+8.9%) △ 2위 미국 104억달러(+8.4%) △ 3위 873억달러(+8.4%) △ 4위 한국 80억달러(-13.4%) △ 5위 중국 60억달러(+24.7%) 순이었다. 상위 8개국 중 한국과 일본(-22%)를 제외하곤 증가해, 명암이 갈렸다. 

2022년 생산실적은 화장품산업의 총체적 위기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제조업자 표기 삭제’를 담은 화장품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고 있어 현실 감각 부재를 드러냈다. 화장품 수출의 중추인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1위를 외면하고 한국이 글로벌 톱1위로 올라서자는 ‘화장품산업 발전계획’은 탁상 위의 공론일 뿐이다. 

이 시간에도 수출 일선의 중소기업은 눈물을 흘리며 신흥시장으로 나가고 있다. 한편에선 폐업 서류를 만지작 거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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