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중국에서 가장 돋보이는 브랜드가 프로야(Proya 珀莱雅)다. ’15년 이후 많은 신생 중국 브랜드 속에서 19년 된 브랜드(2003년 창업)임에도, 매출액 중 온라인 비율이 85%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6억위안(4800억원)을 기록 중이다. 어떻게 프로야는 온라인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을까?
Proya는 ‘Pure’+‘Resource’+‘Ocean’+‘Young’+‘Aesthetics’의 앞 글자에서 따온대서 보듯 젊음을 강조한다. 매출은 주로 티몰, 더우인, 징동닷컴을 통한 온라인 판매에서 나온다. 중가 브랜드(200~400RMB)로 학생과 젊은 연령대의 졸업생이 주요 타깃이다. 특히 쇼핑 페스티벌과 라이브 상거래에서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마케팅을 벌인다. 이 때문에 프로야의 성공은 ‘합리적인 가격과 고효율 제품의 결합’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한때 ‘로레알의 카피캣’으로 불렸던 프로야가 3년 만에 ‘모방’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젊은층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프로야는 1년에 2개의 제품으로만 출시를 제한하면서 △홍조류 추출물 △펩타이드 △레티놀 등 정교한 성분을 강조한다. 또 화장품 산업의 성공은 연구개발 역량에 달려있다는 판단 하에 자체 R&D센터 외에 최근 스페인(펩타이드) Lipo True, 프랑스 해양생명공학 전문 CODIF. 프랑스 국립 해조류 연구소 CEVA 등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 해양 스킨케어 연구소를 설립했다.
중국의 시장조사기관 36Kr은 프로야가 제품·마케팅·커뮤니케이션의 3가지 축이 조화롭게 맞물리면서 성장 가도를 질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애국(궈차오)에 호의적인 소비자 마케팅 통해 성장 △최초로 왕홍 라이브커머스 활용 △2,3선 도시 여성 타깃층과 SNS 소통 등이 프로야의 성공방식이다.
시장조사기관 매직미러에 따르면 올해 솽스이(11·11)에서 프로야의 티몰 매출은 66% 증가한 14억위안(297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우인에서는 국내 스킨케어 1위에 오르는 등 경쟁사를 압도한다.
반면 프로야의 단점은 단일 제품 의존이 심하다는 점이다. 더블 안티바디 에센스 2.0은 2억 4천만개, 루비 에센스 2.0도 2억개에 육박할 정도로 판매됐다. 전체 매출의 80%를 프로야가 차지하며 기타 6개 브랜드는 9%에 불과하다.(UZERO(優資萊), CATS & ROSES(貓語玫瑰), YOUYA(優雅), Anya(韓雅) HAPSODE(悅芙媞), 차이탕(彩棠) 등 브랜드 보유)
온라인 환경의 변동성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신흥 강자로 부상한 숏클립의 더우인이 화장품기업의 치열한 전장터가 되면서 지금까지 저가제품으로 트래픽을 끌어올릴 수 있었지만 오프라인 채널과의 충돌 가능성이 커진 점도 우려된다.
창업자 허우준청(侯军呈)은 1990년대 국내외 브랜드 에이전트로 시작해 급속한 환경 변화에 위기를 느끼고 항저우로 이주해 2003년 프로야를 창업했다. 이후 기복을 겪다가 코로나 영향과 신흥 브랜드의 부상으로 화장품 업계 판도가 변하는 과정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20년~2022년 1~3분기 사이 프로야의 매출은 20.1%, 23.5%, 31.5%로 20%대 성장률을 유지했다. 반면 업계 1위였던 상하이자화는 –7.4%, 8.7% -8.1%, 마루비는 –3.1%, 2.4%, 0.5%였다. 올해 순영업이익률도 프로야는 12.73%로 선두권이다.
중국 화장품시장은 글로벌 브랜드 vs 신흥 로컬 브랜드의 양자 구도다. 전통 로컬브랜드인 프로야의 성장은 기존 브랜드에겐 교훈이 되고 있다.
현재 중국 화장품업계는 유사 제품의 범람으로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으며, 뷰티 블로거들은 제품 효능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시장의 인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게 현지 매체의 보도다. 또 마케팅 채널 중심의 제품 전략은 수명이 짧고 판매 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때문에 프로야는 장기적인 제품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ESG보고서를 내는 등 친환경, 기후변화 대응에도 열심이다.
팬데믹 영향으로 한국의 화장품기업들은 소비 감소와 마케팅 부재로 고전했다. 온라인매출은 2019년(12.4조원)에 비해 올해 1~10월(8.6조원)으로 15%나 감소했다.
같은 시기 중국은 온라인매출이 총 소매매출액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활성화되어 화장품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자상거래와 라이브방송을 결합한 라이브커머스, 더우인·빌리빌리·핀둬둬 등 신흥 채널 등장 등으로 온라인 채널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원래 유통기업에서 출발했던 프로야가 매출의 대부분(85%)을 온라인채널에서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두려움 보다 변화’라는 도전을 택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마케팅 전략에서 실패한 K-뷰티는 프로야의 온라인 행보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