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소매시장이 코로나 이전보다 부진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의가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 등 소매유통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3 유통산업 전망 조사’에 따르면 내년 소매시장은 올해 대비 1.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5.9%)에 비해 4.1%p나 감소한데다 코로나 이전(‘19, 2.5%)보다 하락률 더 커서 체감경기는 냉랭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코로나 기저효과와 엔데믹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고물가·고금리 등 소비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내년에도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응답자들도 긍정 44.7% 〈 부정 55.3%로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부정 평가의 1위는 소비심리 위축(51.8%)이었으며 금리인상(47%), 고물가(40.4%) 순이었다. 내년에도 대내외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해 소비자들이 더욱 지갑을 닫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업태별로는 온라인쇼핑(4.6%) 백화점(4.2%) 편의점(2.1%)은 성장을, 대형마트(-0.8%) 슈퍼마켓(-0.1%)은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온라인쇼핑은 긍정 요소로 △합리적 소비패턴 확산(72.5%) △온라인 시장 확대로 인한 시장 성장(58.8%) △당일 새벽배송 인기(52.9%) △식품매출 증가(19.6%) 순이었다. 부정 요소로는 소비심리 악화(97.2%) △경쟁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77.8%) △일상회복에 따른 비대면소비 감소(55.6%) △온라인 플랫폼 규제 가능성(22.2%) 등이었다.
백화점은 △일상회복에 따른 고객 증가(84.6%) △기존점 리뉴얼을 통한 체험·경험 요소 확대(76.9%) △사회활동 증가에 따른 의류매출 증가(76.9%) △MZ세대 등 신규 고객 유입(23.1%) 등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형마트는 △경쟁업태와의 경쟁 심화(83.8%)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감소(75.7%)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량 구매 트렌드 확산(48.6%) 등으로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슈퍼마켓도 △소비심리 악화(96.6%) △온라인·편의점과의 경쟁심화(65.6%) △일상회복에 따른 근거리소비 감소(34.5%) 등 이유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내년도 중점 추진전략으로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을까? 역시 비용절감(31.3%)이 1위였다. 이어 온라인 사업 강화(17.3%) 점포 리뉴얼(16.7%) 가격할인 등 프로모션 강화(11.3%) 순이었다.
대한상의 장근무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유통산업이야말로 기술, 사회, 소비자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변화 대응업(業)’으로 새로운 도전에 적응하지 못하면 낙오하고 말 것”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대응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로나시기에도 역성장한 화장품기업에겐 소매시장 부진 전망은 악재다. 본지 추산에 따르면 화장품 매출은 47조원(‘19년) → 40조원(‘20) → 43조원(’21) → 36조원(‘22.1~10)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에 비해 2년여 기간 동안 무려 20조원이나 빠졌다. 올해 10월까지 전년에 비해 2% 성장에 그쳤는데 내년 전망이 불투명함에 따라 업황 개선은 기대난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소매시장 부진이 내년 화장품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