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이공이 사라지니 화장품의 해외 역직구(직접판매)의 허상이 드러났다. 올해 3분기 화장품의 온라인 해외 직접판매는 2369억원으로 전년 대비 5866억원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율은 무려 71.2%에 달한다. 이중 면세점의 판매액은 2117억원으로 전년 대비 73.4% 급감했다.
이로써 화장품의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도 3595억원(1분기)→3250억원(2분기)→2369억원(3분기)으로 바닥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 1분기 9956억원, 2분기 9947억원, 3분기 8235억원에 비하면 급전직하의 모습이다. 이는 작년 4분기 따이공 철수로 인한 면세점 판매액 급감 때문이다.
국가별 온라인 해외 직접판매액은 중국 2687억원(-67.8%) 미국 407억원(-41.5%) 일본 542억원(-24.4%) 등 큰 폭 감소했다. 화장품 수출 1~3위 국가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 하락을 가늠해볼 수 있다.
반면 화장품의 해외 직접 구매액은 657억원(1분기)→625억원(2분기, 13.1%)→614억원, 21% (3분기)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3.2%, +13.1%, 21% 등 증가세로 반전되며, 온라인을 통한 수입화장품 구매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 소비자의 해외역직구 붐이 자칫 화장품으로까지 번질까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한편 9월 화장품 온라인판매액은 9004억원(-10.7%)으로 전년 동기 보다 1084억원이나 빠졌다. 이로써 ‘21년 7월 이후 15개월째 감소세다. 화장품 판매는 온·오프라인 채널 동반 부진으로 코로나로 촉발된 대내외 환경 변화의 파고 속에 심각한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민간소비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금년 2분기 이후 대면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나 최근 고인플레이션 지속, 금리 상승,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민간소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향후 재화, 서비스, 해외소비의 회복경로 점검‘ 보고서 인용)
한국은행은 내구재, 준내구재, 비내구재 소비가 2분기 기준 코로나 이전 수준의 101% 102% 96%에 머물고 있다고 추산했다. 화장품은 비내구재로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화장품의 2022년 3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조5049억원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3분기 3조1288억원의 80% 수준에 불과하다. 코로나 3년 동안 화장품의 온라인 소비는 기타 소비재에 비해 회복탄력성이 낮음을 알 수 있다.
타 소비재는 온라인 플랫폼의 디지털 전환에 적응하며 소비를 늘려온 반면 화장품은 취약성을 드러내며 3년째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온라인 유통 환경변화에 따른 화장품만의 신유통이 등장하지 않는 한 온라인 마케팅 전략도 백약무효라는 게 분명해졌다. 향후 어떻게 부진에서 탈출할지 바닥이 보이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