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화장품 수출액은 7.43억달러로 전년 대비 14.8% 감소했다. 10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9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화장품 수출액은 올해 5월만 빼고 줄곧 8개월간 역성장함에 따라 100억달러의 꿈은 사실상 멀어졌다.
1~9월 누적 수출액은 60.7억달러로 작년 수출액 91.8억달러의 66%에 불과하다. 수출 비중이 큰 중국 부진이 가장 큰 이유다.
대한화장품협회 자료에 따르면 1~8월 수출액은 53.3억달러. 이중 중국(-21%)과 홍콩(-34%)이 큰 폭 감소했다.
다만 중국·홍콩을 제외한 1~8월 수출액은 26억달러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즉 수출액 중 중국·홍콩 비중이 58.4(‘21)→50.5(’22)로 감소하면서 수출지역 다변화는 7.9%p 준 반면 타 국가의 수출은 소폭 상승했음을 엿볼 수 있다.
상위 20대 국가 중 미국(3.7%) 일본(2.5%) 태국(7.4%) 등이 소폭, 베트남(12.8%) 대만(18%) 캐나다(56.7%)필리핀(39%) 프랑스(13.6%) 아랍에미레이트(31.6%) 등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러시아(-9%) 싱가포르(-6.9%) 말레이시아(-2.9%) 인도네시아(-27%) 카자흐스탄(-11.6%) 등은 감소했다.
중국 수입시장 경쟁국 1위인 프랑스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프랑스뷰티업체연맹(French Federation of Beauty Companies, FEBEA)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프랑스 화장품 수출은 ’22년 첫 5개월 동안 ’21년 같은 기간에 비해 19% 증가했으며, ’22년 해외 매출은 200억 유로(196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1년 프랑스 화장품 수출액 162억유로를 능가하는 기록이다.
중국 수입시장 2위 경쟁국인 일본은 COVID-19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22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국내외 정책환경 변화로 화장품 판매가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어 2019년 수준까지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건강산업신문(06.30자) 보도에 따르면 일본 화장품 회사들은 새로운 전략을 모색 중으로, 고세는 스킨케어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을 확인하고 기존의 고가 브랜드 일부를 적절한 가격의 라인업으로 새롭게 출시하며 젊은 세대로 인지도 확장을 노력 중이다. 오르비스HD는 온라인상에서 매장과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자사 앱에 고객 맞춤형 상품을 소개하는 등 온라인 판매를 강화 중이다.
하지만 일본 화장품 시장은 고가격대 제품이 중심이고, 여전히 매장에서 실제 상품을 시험해 보고 구입하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각 기업이 이커머스 시장을 새로운 고객을 개척하는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판매 정비가 향후 화장품 회사의 실적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아세안의 대표 시장인 태국은 4%의 성장세가 전망된다. 스킨케어의 미용 위생제품이 급격히 성장 중이며 특히 한국의 tv시리즈물에 나오는 남성용 및 아동용이 인기다. 태국산업연합회(Federation of Thai Industries, FTI)의 보건 및 미용 분과의 발표에 따르면, 태국의 화장품 업계는 COVID-19의 영향 이후 0.94%(’20년) → 3%대(’21년)로 성장세며 ’22년에 시장 회복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태국 화장품 시장의 회복세는 위생에 초점을 맞춘 화장품 업계의 성공적인 전략 수정과 함께 팬데믹 이후 대기오염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 전략이 먹혔다는 평가다.
한편 글로벌 브랜드들도 중국 감소, 중국 외 지역의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칸타에 따르면 에스티로더는 중국의 COVID-19 봉쇄 조치로 인해 중국 내 매출액이 절반 가량으로 감소함에 따라 ’22년 7월까지의 12개월 매출액 증가세 전망을 당초 16%에서 7~9%로 하향 조정했다. 미주 지역 1~3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5% 증가했으며, 유럽과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역시 17% 증가하는 등 Estee Lauder의 매출액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다.
리이치24시코리아(주) 손성민 대표는 “우리나라의 화장품산업은 2021년 생산액 대비 수출 비중이 63.1%로, 지속적으로 수출에서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 왔다”라며 “코로나 시기에도 △화장품기업 수 폭발적 증가(제조 4428개+책임판매 2만2716개로 21% 증가) △내수시장은 3%(2010년대)→1%대(2018년 이후) 저성장 △카피 제품 범람, 콘셉트 훔치기 등 국내 기업간 경쟁 심화 △코로나 시기 2년간 11조원대 매출 부진으로 기업 체질 약화 및 경쟁력 상실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소비 회복 기대도 사라져 수출 여건도 좋지 않다. 낫다고 하는 미국, 일본도 하반기 들어 성장세가 무뎌지고 있다. 한류로 분위기를 타고 있지만 확 끌어당길만한 혁신제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스킨케어류에 치우친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많다. 최근 인터참코리아에서 다양한 레퍼런스를 통해 업계의 기회 포착 노력을 보면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부활을 기대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