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9개월째 감소했다. 3월 화장품의 온라인 거래액은 95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 감소했다. 마스크 착용 및 거리두기 방역조치로 인해 예년 같으면 화장품의 성수기로 1조원대 이상 매출을 기록해야 함에도 오미크론 감염자 수가 2월말부터 폭증하며 예전 수요를 되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작년 7월 이후 9개월째 감소세다. 이렇다 보니 화장품은 코로나19 발발로 매출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20년 3월~’22년 3월 기간 동안 18개월이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오미크론 발병 전인 작년 2분기 반짝 증가세를 제외하곤 유례없는 내수 부진에 시달렸다.
다만 오늘(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가 시행되며 화장품 소비가 풀메이크업으로 바뀌리라는 기대가 커졌다. 화장품업계는 여름 성수기와 맞물려 펜트업 효과(보복소비)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마스크 착용 해제가 3년여 동안의 소비 패턴 변화가 팬데믹 이전처럼 작용할까 하는지 여부다.
▲음·식료품(+23.2%)는 온라인 장보기 ▲음식서비스(+21.1%)는 간편결제 등 모바일 거래 활성화, 비대면 소비 선호 영향 ▲여행 및 교통서비스(+51.8%)는 해외여행 자가격리 면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 외부활동 증가 등 20개 소비재는 팬데믹 기간에도 뚜렷한 소비 증가 원인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화장품만은 감염병 발생 시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 매출 대신의 보완 효과를 얻지 못함에 따라 향후 X이벤트(extreme event)가 발생할 경우 위기를 극복할 대안 마련이 어렵다는 점이 입증됐다. 이제라도 중장기적인 ‘화장품산업 비전’ 마련이 시급하다. 업계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한편 화장품 해외역직구가 1분기에 △63.9%나 감소하며, K-뷰티의 위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일 통계청의 1분기 화장품 해외 직접판매액은 3595억원이며 이중 면세점 매출이 3151억원으로 88%에 달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6361억원이나 준 매출이다.
중국이 자국 내에 소재한 면세점 구매비용 한도를 늘리고, 국내에 관광객 입국이 제한됨에 따라 한국 면세점에서 구매할 이유가 없어졌던 탓이 크다.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는 국가별로 보면 일본(22.7%)만 증가했고, 중국(△60.1%) 미국(△30.9%) 유럽연합(△653%) 등에서 감소폭이 컸다.
업계 전문가들은 “팬데믹 시기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 매출을 보완하고 새로운 수요를 찾아야 하는데도 화장품업계는 이렇다 할 매출 확대 방안이나 아이디어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라며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기에 화장품 기업이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려면 마케팅이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경쟁국 일본이 중국에서 탄탄한 수입화장품 1위를 3년째 고수하고, ‘일본화장품산업 비전’을 새롭게 제시하는 등 산·학·관·연의 팀워크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