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한·중 수교 30년이 되는 해. 이 기간 화장품의 대중 수출액은 2000년에 비해 118배(‘21년 1~10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일반 무역이 49배 증가한 것에 비해선 갑절을 넘어선 대기록이다. 그만큼 중국에서 K-뷰티 열풍이 거셌다는 반증이다.
화장품 통계가 잡힌 2000년 이후 대중 수출액은 3440만달러(‘00)→38억달러(’20)로 111배 증가했다. 화장품의 대중국 수출은 2008년 1억달러 이후 10억달러(‘15), 40억달러(’21. 1~10)에 이르기까지 13년이 걸렸다. 이 추세라면 ‘21년 대중국 수출액은 50억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 총 수출액 중 중국 점유율은 53.3%(’21. 1~10월 누적)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중국 비중은 작년에 50%를 처음 돌파했었다.
여기서 중국과 홍콩의 상관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홍콩은 중국으로 가는 우회 경로이자 대리상, 따이공(代购) 등에 의한 밍통으로 가는 주요 루트다. 대 홍콩 수출은 ‘12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 ’16년 12억달러를 넘어서며 점유율이 30%에 육박하기도 했다. 사실상 중국 수요라고 간주하면 중국+홍콩 점유율은 67.3%로 한국 화장품 수출액의 3분의 2가 중국행이었다.
하지만 중국이 ‘화장품감독관리조례’를 비롯한 법규를 정비하고 탈세방지, 플랫폼 유통 단속, 자국내 면세점 유치 등을 통해 자국 화장품산업 보호와 By China를 강조하면서 대 홍콩 수출은 ‘19년 이후 3년 연속 20%대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홍콩은 ’13년 이후 수출국 2위에서 ‘21년에 미국·일본에 이은 4위로 추락했으며 조만간 베트남·러시아 등에 추월당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대중 화장품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0년까지 한·중 무역 규모는 1992년 수교 초기 64억달러에서 2020년 2415억달러로 약 38배 증가했다. 우리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24.6%로 확대됐고 수출은 49.1배, 수입은 29.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한·중 수교 30년 무역구조 변화와 시사점’)
그러면서 무협은 “중장기적으로 반도체·석유화학 등 특정 중간재 품목에 편중된 대중국 수출구조에서 탈피하여 소비재를 포함한 최종재의 수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이 산업고도화 전략으로 독자적인 자급자족형 생태계를 구축 중이며 교역 내 산업특화 정도를 나타내는 무역특화지수(TSI)가 감소하며 한·중 무역구조가 ‘상대적 경쟁우위’→‘경합’으로 변화 중이기 때문이다. 즉 중국의 독자기술 개발과 중간재 국산화 가속화로 향후 한국의 중간재 수출길이 막힐 가능성이 커졌다.
대신 무협은 “중국의 소비재 수입시장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수입대체가 어려운 제품과 기술,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고급 소비재를 개발하여 중국 내수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면서 국가별 각자도생식 산업정책이 추진되고 있어 주력산업의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재의 공급망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중국 정책과 생산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런 면에서 소비재로는 유일하게 대중 수출품목 7위에 오른 K-뷰티의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화장품의 대중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려면 ‘브랜딩’에 화장품업계가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 수입화장품시장에서 K-뷰티(20.5%)는 일본(23.0%), 프랑스(20.7%)에 이어 3위다.(‘19년 기준) ’18년 1위 자리에서 일본에 추월당한 이래 3년째 3위권이다.
중국유통 전문가는 “K-뷰티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인기가 시들었다. 대신 일본은 장인정신, 프랑스는 문화, 미국은 기술 선도, 독일은 엄격함, 호주는 자연 등의 이미지로 인식된다”라며 “K-드라마로 인기를 얻었을 뿐 화장품 자체만으로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는 게 중국 유통상 및 매체들의 평가라고 전했다.
무협은 중장기적으로 ‘Made with China’ → Made for China로 대중국 수출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점유율 50%를 넘는 중국시장이 사실상 K-뷰티의 사활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면에서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는 ‘브랜딩’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한·중 수교 30년을 맞아 화장품의 대중국 수출 기조를 리셋(reset)하고,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 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