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시대와 빅데이터, 마케팅의 미래는?

자신보다 빅데이터가 ‘자기검색’ 통해 가르쳐주는 세상 도래...미래에는 사람 수만큼 광고하는 마케팅 등장
공룡 플랫폼의 빅데이터 알고리즘은 양극화 초래...중소기업에겐 ‘그림의 떡’

앨빈 토플러는 “개인의 힘의 증대”를 인디비주얼 엠파워먼트(Individual empowerment)로 불렀다. 대중이라는 집합체에서 개인의 작은 집합체로 전환되는 흐름은 아무도 멈출 수 없다.


#1 개인의 시대


18일 발표된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나와 타인에 대한 관심 및 평판’ 조사는 오늘날 ‘개인의 시대’임을 잘 보여준다.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내가 가장 중요한 시대인 만큼 전반적으로 자기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태도가 강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어하는 욕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6%가 ‘나에 관심 있다’고 답했다. 여성(79.8%), 20대(81.5%)가 스스로에게 관심을 더 많이 기울였다. 관심 분야는 단연 건강(50.9%)였다. 다음으로 외모(27.3%) 성격(26.8%) 재력(24.3%) 가치관(24.1%) 친구관계(19.5%) 순이었다. 10대는 외모와 친구관계가 가장 중요한 관심사로 드러났다.


자기의 성격, 취향, 능력, 기호 등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지를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이 80.5%였다. 전체 절반(49%)이 스스로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자주하는 등 ‘자아정체성’ 고민이 깊었다. 이어 다양한 상황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42.5%)도 적지 않았다.


일상적인 삶의 태도도 “나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이 66.4%였다. 가족에 대한 관심은 항상 높았다.(13년 82.9%→17년 81.6%→20년 81.4%)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가족의 건강과 안부를 챙기고 사회적 분위기를 살피는 일과 많아진 것으로 읽혀진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태도는 17년 52%→20년 54.1%로 강해진 모습니다. 절반(52.1%)이 자신의 행동과 태도에 대한 타인의 생각을 알고 싶다고 응답했다. 의식하는 대상은 친구(41.3%) 부모(34.4%) 직장동료(24.4%) 배우자(22.1%) 연인(20.7%) 등의 의견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편이었다.


사회적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은 10명 중 8명(78.2%)이나 됐다. 한국 사회는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행동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고 바라본다는 의미다. 그렇다보니 평판관리의 중요성을 느끼는 사람이 전체의 63.5%나 됐다. 자신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솔직한 평판을 알고 싶다고 응답하는 비율은 절반 이상(54.7%)였다.


#2 빅데이터에 의한 자기검색


하지만 빅데이터 시대에는 ‘자기 찾기’ ‘자아 찾기’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할 필요가 없어질지 모른다. 왜냐하면 컴퓨터가 나 자신보다 나에 대해 더 자세히 아는 시대가 오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시대가 되면 자기조차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자신의 기호나 사고를 컴퓨터가 가르쳐 줄 것이다. 향후 AI 발달로 컴퓨터와 대화가 가능해지면 자기 자신에 대한 고민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크리에이터 다카시로 쓰요시는 말한다.(‘2035년의 세계’에서 인용)


미래에는 자기 데이터를 입력하지 않아도 아마존이나 아이튠즈가 ‘미래에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가르쳐주는 시대가 된다. 먹고 가고 말하고 싶은 것, 해야 할 일 등을 가르쳐주면 인간은 자기에 대한 것을 스스로 생각할 필요가 없어진다. ‘자기 검색’을 통해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도 불필요해진다. 자신보다 AI가 현명하다기 보다 혼자 생각하고 고민하기보다 컴퓨터에게 상담하는 편이 훨씬 더 납득할만한 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의 미래는 사람 수만큼 광고 홍보가 등장한다. 1인 TV 1대, 넷플릭스가 지상파 TV드라마를 압도한다. 아마존이나 페이스북이 드라마 연속극을 제작하는 날이 오고 있다. 이는 소셜네트워크의 차기 움직임이라기보다 인터넷 탄생 이후 최대 전환기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개인이나 소수미디어의 등장으로 콘텐츠의 다양성은 개인의 업로드 능력에 좌우된다. 


이 때문에 광고의 개인화가 진행 중이다. 개인의 기호나 성격에 맞춘 광고를 선전하게 된다. 동일한 상품의 CF광고라도 개인의 취향에 맞춰 영상과 출연 여배우를 바꿔 전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향후 마케팅을 위해 타이업(tie-up) 구축이 주류를 이루게 된다. 서로 이익을 얻는 관계를 맺어 상승효과를 얻으려는 ‘네트워크 효과’를 위한 전략적 제휴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미래학자들의 예측이다.



#3 플랫폼 알고리즘은 양극화 양상


한편 2020 솽스이(11·11)에서 알리바바나 징둥 등 전자상거래 공룡들의 빅데이터에 의한 알고리즘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선택받을 기회를 어렵게 했다. 플랫폼이 참여 업체 선정 시 기준은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량이다. 알리바바는 빅데이터 자료를 분석해 어떤 브랜드의 어떤 제품이 얼마나 팔릴지까지 예측한다. 마케팅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중소 브랜드에겐 넘사벽(넘을 수 없는 진입장벽)이다.


실제 플랫폼 40위 안에 올라가야 눈에 띄는데, 그러기 위해선 막대한 마케팅비를 투입해야 한다. 또 가격 할인과 무료 배송 등 소비자 혜택을 유도하는 업체를 선호하므로, 해당 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해야 한다. 그러니 막상 솽스이에서 팔렸다고 해도 수익은 예상보다 적다는 불만이 나온다. 게다가 플랫폼 사용료는 갈수록 높아지고 제품 가격은 갈수록 낮아짐에 따라 후유증이 크다.


한마디로 중소기업에겐 재고처분 외의 혜택은 ‘그림의 떡’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개인의 시대 소비는 자기검색을 통해 빅데이터 알고리즘에 따라 50% 이상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 플랫폼의 공룡화는 양극화 즉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를 K자 형태로 더욱 벌릴 전망이다. 게다가 플랫폼마다 PB를 대거 늘리는 경쟁이 치열하다. 미래에도 중소기업의 마케팅은 빠른 시간 내 폭풍 성장(blitz scale up)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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