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절벽‘에 몰린 이니스프리 가맹점주들이 아모레퍼시픽 용산 본사 앞에서 ”서경배 회장님 살려 주세요~“를 외쳤다. 올해만도 벌써 세 번째다.
9일 전국이니스프리가맹점주협의회는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고 적극적인 행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비대위 전혁구 위원장은 상생 협의 요청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이니스프리 가맹본부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9일을 기점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용산 본사 앞에서 ’상생촉구 릴레이 집회‘를 무기한 진행한다. 둘째 상생 촉구, 갑질 규탄을 내용으로 한 현수막을 전국 이니스프리매장에 내걸겠다. 셋째, 고객에게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겠다. 넷째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 합법적인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상생 촉구‘를 이어가겠다“ 등 4개 행동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국 주요도시의 이니스프리 매장에 ’가맹점등골 뽑아먹는 이니스프리 규탄한다”, “아모레 서경배 회장은 상생에 나서라” “이니스프리는 불공정갑질 중단하라” 등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대거 내걸릴 예정이다. 그럴 경우 추석을 맞아 고향 찾는 국민들에게 이니스프리의 이미지 추락이 불을 보듯 뻔하다. 게다가 매주 월요일마다 본사 앞 가두집회도 대기업의 대표적인 불공정행위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니스프리 가맹점의 매출 하락도 예견돼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뭘까?“라는 국민적 의구심도 불러올 수 있다. 폐업 절벽에 몰린 가맹점주들이 이렇게까지 나선 이유는 뭘까? 비대위는 ▲파괴적 할인하는 쿠팡 같은 사입몰 제품 공급 금지 ▲본사 직영몰이 유통몰 입점 시 동일가격+동일정책 유지 ▲무분별한 할인 자제 및 할인 시 공정한 부담 등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피해사례 발표에 나선 전국이니스프리가맹점주 협의회 장명숙 회장은 ”6월만 해도 11일 쿠팡이 47~48% 할인, 14일 11번가가 매장할인율 보다 적어도 10~20% 추가 할인행사, 16일 위메프가 1+1 행사 후 34% 추가할인 등 온라인몰을 순례하며 무차별 할인 행사를 벌였다“며 ”게다가 가맹점의 노세일 품목조차 위메프에서 40% 할인을 감행하는 등 널뛰듯 할인 경쟁을 조장하면서 가맹점을 고사시키는 행태는 누구를 위한 정책이냐?“고 울부짖었다.
이어서 그는 ”1만원 판매 시 매입가대로 가맹점 45% 부담하기로 하고서는, 할인할수록 가맹점이 더 부담하는 불공정 사례를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5년 1호점을 낸 이니스프리는 2016년 1조 매출을 달성하며, 로드숍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현 아모레퍼시픽 안세홍 대표는 2018년 3월 이니스프리 대표이사 부사장에서 영전했다. 사드 갈등 후 서경배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의 부진을 타개하려고 ’안세홍 체제‘를 출발시켰다. 하지만 불과 3년 만에 심각한 매출 하락세에 550여 가맹점 체제가 흔들리는 상태로 전락한 것은 아이러니하다.
기자가 만난 모든 화장품 대표의 고민은 △가격질서 △유통질서의 일관성이다. 가격이 무너지기 쉬운 곳이 온라인몰. 이 때문에 채널별 압박도 심하고, 자칫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 브랜드 이미지 훼손은 막대한 폐해를 양산한다. 때문에 '질서'에 대한 대표들의 스트레스는 심하다.
업계에선 매출 하락세에 몰린 ’아모레퍼시픽이 급하긴 급했다‘는 말이 심심찮게 회자된다. 10분기 째 저 성장, 영업이익 급감에 몰리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이니스프리다. 그렇다고 해도 이니스프리의 가맹점 정책은 이해하기 어렵다.
매일 12시간 이상 매장에 매달린다는 한 대구점주가 쓴 ’서경배 회장에게 드리는 글‘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편집숍으로의 고객 이탈은 본사의 정책 실패가 아닌가? 고객의 온라인 이동은 시대 흐름이라고 하지만 본사가 고객을 온라인으로 몰아가며 더 싸게 파는 게 무슨 정책인가? 상시 세일 쿠팡과 가맹점이 어떻게 경쟁이 되나? 게다가 매일 과도한 할인만이 살 길을 외치는 이니스프리 가맹본부가 가맹점 정리에 나선 게 아닌가? 가맹점이 있어야 이니스프리가 있는 게 아닌가? 가맹본부가 가맹점과 공정한 부담을 하는 게 도리가 아닌가?“
1조 브랜드의 명성을 업고 아모레퍼시픽 대표로 영전한 안세홍 대표가 예전 이니스프리에서의 경영실적은 모래성이었을까?
굳이 가맹점 채널의 효용성이 실망스럽다면, 그렇다면 ’희망 폐업‘을 실시하라고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이재광 회장은 말한다. ”한계를 드러낸 가맹점주에게 희망 폐업을 통해 퇴로를 열어달라. 위약금 보다는 새로운 도전과 교육 기회를 마련해달라“고 권한다.
전혁구 비대위장은 3월 이후 6개월여가 다 되도록 ’상생 협의‘는커녕 대화가 없다고 말한다. 때문에 참여연대 김주호 팀장은 ”이니스프리가 상생 협의를 무시하는 것은 점주가 요청하면 협의를 받아들이는 협의요청권을 보장한 ’가맹사업법‘이 국회 계류 중이기 때문이다. 반드시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한다.
1조 매출을 올리기 위해선 전 유통채널에서 고른 매출을 올려야 가능하다. 1조 브랜드의 명성을 3년도 유지못하고 추락한 이니스프리는 가격 및 유통질서 유지가 ’경영의 기본‘임을 모를까! 이니스프리 통(通) 안세홍 대표가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