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제조업자 표기’를 철폐해야 하는 이유

유통구조 망가진 K-브랜드를 중국업자가 왜 팔아줄까?

[편집자 주]이 글은 (사)한국화장품중소기업수출협회 단톡방에 씨앤씨홀딩스 김대성 대표가 올린 글입니다. 그는 ‘제조업자 표기’가 한 중소기업의 수출길을 막는데 그치지 않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K-뷰티 업계 전체에 미치고 있음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내수 부진과 중국에서의 인기 시들 등 안팎으로 K-뷰티가 위기입니다. 이 때문에 (사)화수협은 오는 6월 27일 오후 4시, 섬유센터에서 ‘제조업자 표기 자율화’ 촉구 결의대회를 열 예정입니다. 김대성 대표의 현장 고민이 제조업자 표기를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요즘 제가 고민하는 게 있는데요. 중국시장에서 유럽과 일본제품에 밀려버린 K-Beauty를 어떻게 하면 다시 회복 할 수 있을까 하는 거예요.


중국 박람회 참관이나 후기들을 볼 때마다 초라해진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이야기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린 왜 도태되는 상황이 생기고 점점 초라해 지는 걸까요? 수십 가지 이유를 될 수 있겠습니다만, 정리가 되지 않는 유통구조가 1순위일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화장품 브랜드여도 유통구조를 지켜주지 않는데 어떤 바이어가 최선을 다해서 마케팅을 하고 시장에 팔아 주겠습니까?


한국 브랜드는 중국 유학생들로부터 시작된 수출 열풍이 지금껏 순풍에 돛단 듯 유유자적 흘러 왔습니다. 서로 카피(copy)하고 잘된다면 따라가고 심지어 짝퉁도 만들고 했습니다. 대박 난 브랜드사들은 가격을 올리는 건 예사고, 총판을 보호하기는커녕 돈만 주면 누구나 물건을 주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브랜드사들은 그랬습니다.


돈이 된다면 어떤 불법적인 일들도 진행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장은 점점 차가워지고 있습니다. 빨리빨리 물건을 만들고 하루만에도 중국에 물건을 도착 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나라에서 지금은 돈만 벌려고 하고 언제든 유통구조를 지켜주지 않는 신뢰성을 잃어버린 나라로 전락했습니다.


우린 왜?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그 이유도 수십 가지 되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책임판매 회사를 보호해 주는 정책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품 카피, 바이어 노출, 글로벌 브랜드의 아이템 도둑질 등 한국의 ‘제조사 표기 의무화’는 여러 문제점을 야기 시켰습니다. 제조사들은 양적으로 팽창할 수 있었겠지만 한국 중소기업 브랜드사들은 자체 아이디어 상품일지라도 보호를 못 받는 상황이 초래 되었습니다.


제가 미국 모 브랜드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서 전성분을 보고 R&D연구원한테 만들어 보라고 시킨 적이 있었습니다. 외국 브랜드들은 전성분을 70~80%만 적어 놓았더라고요. 핵심 기술은 숨겨둔 거예요. 카피가 되질 않았습니다. 거기에다가 제조사가 어딘지 아무리 검색을 해도 나오지가 않더라고요…. 저도 같은 과였습니다.;;;


제조 기술과 나의 아이템이 지켜진다면 작금의 한국 상황처럼 치열한 전쟁을 할 필요가 없어지겠지요. 내 아이템을, 내 콘셉트를 뺏길 염려가 적어질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 브랜드사들은 질적으로 한 단계 상승하는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중소기업들이 오래도록 말 못하고 끙끙 앓던 ‘제조사 표기 철폐운동’을 (사)한국화장품중소기업수출협회에서 추진한다고 합니다. 이는 한국 브랜드사의 위상을 높이는 운동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열렬히 지지하고 응원하고 축복합니다!


온 브랜드사 대표님과 관계자들이 서로 합심하고 뜻을 모아서 꼭 우리의 목표와 사명을 만들어 나가길 희망해봅니다.


[PS] 김대성 대표의 글이 올라오자마자 잇달아 댓글이 올라왔다. “공감합니다”, “마음에 와닿는 글입니다”라는 동감 의견이 달렸다. 이어서 A 유럽지사장은 “대표님 말씀 저도 많이 공감합니다. 유럽에도 한국브랜드 입점이 점점 어려워보여요”라며 현장 어려움을 전했다. 16개국에 수출하는 B 본부장은 “현장에서 뛰고 있는 실무자로서 대표님의 글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너무 공감하고 변화가 필요합니다!”라며 철폐에 동참을 표시했다. C 대표는 “작금의 상황을 대형 OEM사들이  역이용하고 있으니 이 모양이겠지요. 표기법이 부디 개선되기를 기원합니다”, D 대표는 “대표님, 바로 잡읍시다!”라며 동참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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