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토니모리(회장 배해동)는 ’중국 현지법인 경영구조 개선 통해 중국시장 공략 강화‘ 보도자료를 보냈다. 내용은 2018년부터 유통법인 2곳을 ’칭타오법인‘으로 통합작업을 추진했고, 올해 1분기에 중국향 매출 22억원을 기록, 2016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는 내용이다.
이로 인해 “1분기 전체 해외 매출 중 중국 매출 비중이 9%에서 올해 1분기에 23% 수준까지 확대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스키노와의 컬래버 제품이 중국 소비자의 인기를 끌며 매출을 견인하고 5월까지 누적 50만개가 공급 예정”이라고 적었다.
말미에 “토니모리 측은 “중국 현지법인 재정비를 통해 해외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도 명동 등 관광 특수상권의 매출과 면세채널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는 등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과연 그럴까? 토니모리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414억원, 영업이익 △1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7%, 적자확대를 기록했다. 여전히 업황이 고전하고 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오늘 증권시장에서 토니모리는 개장하자마자 낙폭을 키우더니 오전 9시 56분 전 거래일 대비 15.78% 하락한 9770원에 거래됐다.
토니모리의 저력은 누구나 의심하지 않는다. 그동안의 언론플레이를 잊었다면 말이다. 지난 2월 28일 토니모리는 공시를 통해 중국 DMX와의 871억원에 달하는 물품공급 및 유통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토니모리는 계약조건인 연간 최소금액의 80%를 달성하지 못해 계약조건 불이행에 따른 계약해지라고 설명했다.
토니모리는 애초 2017년 10월 19일 DMX와 계약기간 5년 총액 4030억원의 물품 공급 및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 후 2018년 8월 계약기간 5년 총액 871억원의 계약으로 수정됐으며, 이번 공시로 이마저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다. 계약해지 원인은 중국 측 대리상의 판매실적이 극도로 부진하자 더 이상 끌어봐야 좋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업계 이야기다.
토니모리의 중국 사업은 늘 말이 많았다. 사드 갈등 이후 타사들이 중국 매출 하락에 고전할 때 상대적으로 중국 비중이 적어 타격이 덜하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였다.
그런데 보도자료는 그런 전력은 숨기고 “중국 내 주요 유통사 및 화장품 브랜드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지속적으로 검토 중에 있으며 하반기 중 구체적인 운영전략을 확정하고 사업을 확대 할 예정”이라는 희망(?)만 내놓았다.
토니모리를 잘 아는 업계 관계자들은 “전문경영인을 써먹고 내치다 보니 난국 타개를 예방 또는 수습이 안된다”는 말을 곧잘 한다. 최근 3년 동안 토니모리를 거친 경영인만 오세한·양창수·주용건·김재영·박성용(메가코스) 등이다. 산술적으로 9개월로 1년도 못 채웠다는 얘기다.
국내 로드숍 전문경영자들의 짧은 생명은 오너의 전횡 때문이다. 성장세를 구가하던 전문 경영자들도 오너의 견제 속에 속절없이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로드숍이 위기란다. 하지만 ’오너리스크 폐해‘는 숨겨두고, 불경기 탓, 사드 보복 때문이라는 상투적 수식어는 ’화장품업계‘에서만큼은 사라졌으면 좋겠다.
어느 업종이라도 위기는 상존하고, 타개책은 결국 전문경영자의 몫이다. 토니모리는 자신이 직접 잘 뽑은 전문경영진을 믿었으면 좋겠다. 빅데이터 시대다. 데이터는 원인과 결과가 일치해야 가치가 있다. '오너리스크'가 그 데이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