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코스메틱을 사랑하는 모임-코메당’ 페이스북에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불리는 유명인이 김주희 한국인터텍테스팅서비스 이사다. 여기서 ‘밥=rice’은 마케팅을, 누나는 연결자(connector)를 말한다. 다시 말해서 ‘화장품을 팔아주려고 노력해주는 예쁜 파트너’ 쯤 되겠다.
제품을 팔아준다는 게 유통전문가란 뜻은 아니다. 대신 잘 팔리도록 화장품 입문 단계에서 제대로 컨설팅 해준다는 의미다. 바로 ATIC이다.
화장품법 제20조는 식약처장의 화장품에 대한 검사명령을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 따라 ‘식품의약품분야 시험검사등에관한법률’ 제6조제2항제5호에 따른 화장품시험검사기관 중 하나가 한국인터텍테스팅이다. 김주희 이사는 화장품 개발 담당자(Business Development Director)다.
ATIC은 △보증(assurance) △시험(testing) △검사(inspection) △증명(certification)의 4단계를 말한다. 단순히 ‘시험성적서’라는 요식행위로 보면 곤란하다. 진짜 제품을 잘 팔기 위해서라면 첫 단추인 ATIC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김 이사의 말.
”화장품을 만드는 이유는 잘 팔리도록 하기 위해서다. 고객사의 화장품은 서로 잘 키워야 하는 자식이다. 마케팅에 적합한 인증을 설계하고, 판로 개척에 신경을 쓰는 이유다. 또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게 중요하다.”
#2. 화장품 수출을 잘 하려면…
K-뷰티가 글로벌로 뻗어가면서 각국의 온/오프라인 유통구조, 인증, 현지 파트너 만나기,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강제인증 도입 등 규제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졌다.
이에 따라 ATIC 과정에서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김주희 이사의 귀띔이다. “인증은 자격이 아니고 잘 팔기 위한 마케팅 요소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동물실험은 중국에선 꼭 해야 하지만 유럽은 해선 안된다. 미국은 동물시험을 하지 않았다는 리핑버니 마크(Leaping Bunny Mark)도 있다. “중국 겨냥 제품으로 유럽 진출은 어렵다. 리핑버니 마크를 받으려면 각서를 요구하는데 향후 제품에 동물실험을 사용하면 기존 제품 모두 취소되는 조항도 있다”고 김 이사는 설명한다.
이어서 “타깃 국가에 따라 설계나 마케팅이 전혀 달라질 수 있다. 시험성적서(CFDA, CPNP, FDA, CU, 할랄 등)와 유통사의 오딧(Audit)에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ATIC을 통해 마케팅 걸림돌을 사전에 제거해야만 시행착오를 줄이고, 시간과 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비슷한 사례가 EWG 인증이다. 마케팅을 위해 EWG 등재 원료만 사용하고 마크를 받으려면 매년 25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그렇다고 EWG가 안전한 등급 원료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유해성 연구 결과가 없으면 무조건 1등급이 되는 등 문제점이 지적된다.그 배경엔 EWG가 미국의 민간단체일 뿐이며, EWG도 1~2등급이 안전하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본지 보도 http://www.cncnews.co.kr/mobile/article.html?no=2699 참조)
홈쇼핑 채널도 EWG 등급을 언급하지 않는다. 국가기관이 아닌데다 품질 보증이 어렵다는 이유다. 이렇듯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은 만큼 상품기획 사전단계에서부터 협의가 필요하다는 게 김주희 이사의 조언이다.
“식약처의 공시가격, 시험검사기관의 등록가격이 정해져 있어 비용의 차이(room)가 별로 없다. 인터텍은 130년 전통의 세계 3대 시험검사기관으로, 국가별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김 이사는 강조했다.
#3. 기능성 화장품의 정확한 길라잡이
식약처의 2017년 기능성화장품 심사·보고 품목 건수는 △심사 1235건 △의약외품에서 기능성화장품으로 전환 2386건 △보고 2만 1103건 등 총 2만 4724건에 달한다.
이중 기능성 효능별 심사 건수를 보면 단일기능성으로 △미백 49건 △주름개선 68건 △자외선차단 490건 △염모(탈염·탈색 포함) 80건 △여드름성 피부 완화에 도움 18건 △튼살로 인한 붉은선을 엷게 하는데 도움 1건 등 706건이다. 이중기능성은 △미백+주름개선 72건 △미백+자외선 90건 △주름개선+자외선 52건, 삼중기능성 미백+주름개선+자외선 315건 등이다.
기능성 화장품 확대에 따라 임상 시험 의뢰도 늘고 있다. 특히 아토피의 경우 민감한 부분이 많다. ‘여드름 증상이 진전’된 것은 기능성 화장품으로 가능하지만 ‘개선효과로 예뻐졌다’고 하면 의약품이 된다. 또 펩타이드·줄기세포·콜라겐 화장품도 요주의다. FDA는 콜라겐 함유량에 따라 OTC 또는 의약품으로 갈린다. 줄기세포나 콜라겐은 중국에선 고시원료 목록에 들어있지 않다. 대신 펩타이드로 수정해 위생허가 절차를 밟는다.
김주희 이사는 “기능성 화장품 확대, 코스메슈티컬 트렌드에 따라 민감한 소재가 있다. 또 유럽 CPNP는 리뷰가 까다롭다. 인도네시아는 할랄 인증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는 현지 에이전시를 통해야 절차가 수월하다. 또 현지인의 화장습관, 한국어와 현지어의 표현이 달라 인증에 제동이 걸리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인증·규정·트렌드·국가별 규제 등 종합적인 고려를 통해 ‘시험성적서’가 작성되어야 한다는 게 김 이사의 부연 설명이다.
#4. 다(多)부자 프로젝트
김주희 이사의 경력은 이채롭다. 플루트 연주자로 미국 인디애나대학을 졸업한 음악박사다. 또 한양대 MBA를 졸업한 학구파다. 음악가·교육자·경영인의 삼색 컬러가 그의 캐릭터다.
“한국인터텍테스팅의 팀원들은 각 분야 스페셜리스트다. 나는 음악가로 자유롭고 느긋한(relax) 편이다. 스페셜(special)과 제너럴(general)의 매칭이다. 그래서일까 감성을 담는 화장품 개발 과정에서 숲과 나무를 동시에 바라본다는 장점을 갖췄다”고 했다.
앞서 말한 대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라는 별칭에 어울리게 김 이사는 바이어를 두루 만난다. 브랜드·OEM/ODM·패키지·용기·디자인·파워블로거·유통·SNS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에센스 잘 만드는 공장에 독특한 향을 연결하고, 화장품에 진출하려는 식품·제약사에 적절한 파트너를 소개하는 등 각사의 장점을 네트워킹하는 게 재미있다”며 밝게 웃었다.
김주희 이사의 야심찬 목표가 ‘다(多)부자 프로젝트’다. “트렌드와 유행이 빠르고 아이디어로 대박 상품이 잇달아 나오는 등 화장품 업황이 활발해서인지 고객 표정이 밝다”며 “혼자 잘 나가기는 어렵다. 서로 섞여 알아야 히트 상품도 나오고 윈-윈이 가능하다”고 했다.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도 한국인터텍테스팅만의 서비스가 네트워크 연결과 수출 컨설팅”이라며 중간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김주희 이사는 힘주어 말했다.
한국인터텍테스팅서비스(주)는…
식약처 지정 화장품검사기관으로 △품질검사 위탁 계약 체결 △화장품 미생물/이화학 분야 국제공인 시험기관으로 인정되어 있다. 국외 서비스로 CPNP, FDA를 비롯한 해외인증 서비스도 진행한다.(원료 분석부터 서플라이 체인 오디팅 포함 공장심사까지 진행) 세계 3대 시험소 중 하나로 인증서는 글로벌 어디에서나 통용된다. 한국인터텍은 전국 7개소의 시험소, 20개 지사, 800여 명의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