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꽃 축제가 한창인 가운데 소비 트렌드를 둘러싼 키워드도 화사롭다. 화장품 업계가 주목해야 할 최근의 핫 키워드로 ‘플레이팅’, ‘주 52시간 근무제, ‘홍진영 파데’, ‘돈키호테’ 등이 떠올랐다.
최근 신한카드는 카드 3월 이용액을 근거로 봄철 소비 키워드로 플레이팅(Plating)을 선정, 소개하고 있다. 플레이팅은 ‘도금’이란 뜻으로, 봄을 맞아 자기 자신과 주변 환경을 재정비하는 소비를 지칭한다.
주변 환경이 컬러플해짐에 따라 연령대별로 헤어스타일, 패션 등 변화를 주고 싶어 한다. 실제 3월에는 헬스와 뷰티 업종에 대한 이용액이 연중 최고 수준을 보인다. 올해는 5060의 이용액이 전년 대비 15% 증가해 주목을 받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꽃중년, 어번그래니(Urban Granny, 도시+할머니의 합성어)는 자신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이고 도시적으로 세련된 5060세대를 일컫는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1주를 휴일을 포함한 7일로 명시한 법정 근로시간 52시간제를 7월 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 당장 300인 이상 근무 사업장이 해당 되며 50~299인은 2020년 1월, 5~49인은 2021년 7월부터 적용된다.
기존 주5일제는 ‘월화수목금금금’으로 불릴 만큼 노사합의로 8시간의 특별연장 근로가 가능했던 68시간 근무형태였다. 예전 8시간 근무를 채우고도 “먼저 일찍 들어가겠습니다”라는 주눅 들어 상사에게 인사하던 시절이었다.
또 ‘일하는 주중’과 ‘쉬는 주말’로 나뉘어 2박3일의 단기 해외여행이 가능했다. 또 토요일에 만나던 친구들과의 모임이 ‘불타는 금요일’로 이동하고 다시 가족끼리 주말여행을 위해 ‘목요일’로 앞당겨지는 패턴으로 바뀌곤 했다. 또 일요일 오후부터는 다음 한 주 스트레스로 인한 ‘월요병’ 증상은 공포로 느끼기조차 했다.
하지만 주52시간제는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생활 습관과 소비 행태를 바꿀 전망이다. 벌써부터 일부 기업들은 근무시간 종료 전 안내 방송이 나오고 다시 30분이 지나면 강제로 컴퓨터 전원을 끄는 등 퇴근을 독려하고 있다.
먼저 저녁시간이 크게 늘어나 비로소 ‘저녁이 있는 삶’이 실현된다. 일주일 단위로 휴식시간을 가졌던 패턴이 매일의 끝마다 일-휴식의 마침표 주기를 갖게 됐다는 점이다. 일주일 단위에서 매일 주기의 일상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는 점은 ‘개인이 주도하는 삶의 계획’을 가능하게 한다.
‘홍진영 파데(파운데이션’이 화제다. 지난달 심야에 가수 홍진영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 ‘쌈바홍’에서 자신의 사용 제품을 생방송을 공개했다. 홍진영은 모델을 맡은 미바의 BB크림과 에스티로더의 파운데이션을 1대1로 섞어 바른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재고 5000개가 소진되고 선주문 2만5000개를 배송 중이라고 알려졌다.
이는 화장품 유통에서 주목받는 ‘인플루언서(Influencer)’ 마케팅의 한 사례다. 인플루언서란 소셜미디어에서 유난히 영향력과 파급효과를 가진 사람들을 말하며, 이들이 만들어낸 콘텐츠는 자신의 브랜딩을 넘어서 커머스(commerce) 광고 효과를 내고 있다.
이들의 역할은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고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보는 사람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이 때문에 화장품 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를 겨냥해 MCN 또는 대행사 등이 중간에서 매니지먼트로 나서 비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콘텐츠는 화려해졌는데 비용은 수직상승해 화장품 업체의 부담이 크다. 런닝 개런티를 놓고 화장품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하기도 한다.
반면 진정성 보다는 상업성에 치우치면서 ‘고비용 저효율’ 마케팅 수단으로 바뀐 지도 꽤 됐다. 또 유명 인플루언서의 경우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제품 출시로 잠재적 경쟁자로 등장하기도 해, 화장품 업체가 직접 자체적으로 인플루언서를 선발하기도 한다.
팔로어가 많은 인플루언서가 판매 효자가 될지, 아니면 인플루언서의 얼굴만 키워주고 뒤로는 남는 게 없을지, 화장품 업체의 계산도 복잡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