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의 역사인식과 권력욕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은 직원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했을까?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이 ‘막말 영상 시청’ 논란으로 경영일선에서 사퇴하는 사태는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먼저 역사 인식의 문제다. 이번 한일 경제전쟁의 이면에는 위안부와 강제 징용이라는 역사 문제가 얽혀 있다. 이를 어떻게 바라보는가다. 둘째는 보스의 권력과 과시다. 보스는 손에 권력을 쥐고 있으며 그것을 최대한 이용하려고 한다. 자신의 리더십을 한사코 과시하려 한다. 하지만 제약이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1 위안부, 강제징용은 정사(正史)다


“역사를 서술할 때 성패가 이미 정해진 뒤에야 그것에 따라 꾸미기도 하고 지우기도 하는데, 그렇게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성호사설 권20 경사문 ‘독사료성패(讀史料成敗)’]


성호 이익은 역사적 평가는 성패가 결정된 뒤에 이루어진다고 했다. 때문에 역사는 승자를 위해 사실을 꾸미거나 승자에게 불리한 사실을 숨기는 것이 가능해져 올바른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으로, 이전 왕조의 역사를 정사라는 이름으로 편찬해 역사 평가의 표준으로 삼는다. 그 이외의 기록은 야사가 된다. 승자독식의 논리가 훗날 정사로 편찬되는 것이다.


일본은 ‘위안부’의 기록을 말살하고 부인하며, ‘징용문제’도 개인 취직 문제로써 1965년 한일청구권 협상으로 해결됐다는 주장이다. 그들은 식민지배의 부당함과 부도덕성을 까발리는 문제에 대해 기록에서 삭제하고 왜곡함으로써 한갓 ‘야사’로써 말살하려는 음모를 편다.


일본은 국사교과서에서 위안부 기록과 징용 기록을 삭제함으로써, 바래지고 낡아 더 이상 ‘일제의 만행’을 거론되지 않게 하려는 집요한 작업을 추진한다. 잊게 함으로써 그들의 죄를 없애 야사로 남게 하는 치졸한 역사 수정이다.


그런데 ‘항일’, ‘극일’ 하라고 유학 보내고, 혈세를 지원받아 돈을 벌던 일부 지식인과 경제인들이 이젠 식민시절보다 더한 ‘일본화’에 앞장서는 행태로 비난을 사고 있다. 그들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일제의 도움으로 일어섰다는 ‘적반하장’의 논리로 우경화를 걸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국민들이 생생하게 기억하는 식민지배의 굴욕과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역겨운 행태’를 반복하지 말라.


이번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국민들이 경제인에게 극일(克日)을 부탁하는 격려이자 함께한다는 운명을 건 항일이다. 국민들은 ‘위안부’, ‘강제 징용’이 야사가 아닌 정사로 기록되기를 강력히 바라고 있다. 

 

#2 경영자의 권력은 타인을 통제하면 안된다


기업의 경영자라면 누구나 권력에 대한 욕구를 가진다. 사장이 직권을 잃게 되면 그의 관리업무도 그대로 멈추게 된다. 때문에 관리를 위한 정당한 권력 추구는 경영을 위해 꼭 필요한 동력이다.


하지만 경영자는 권력이 만들어내는 통제력과 영향력만을 이용해 직원을 관리하고 그 이상을 넘어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래야 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경영자는 자신의 권력에도 제약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심리학에서는 경영자의 권력욕과 관리효율의 관계를 엎어진 U자 곡선으로 표현한다. 권력욕이 낮거나 높으면 관리효율이 떨어진다. 중간 수준의 권력을 가져야 관리효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


경영자가 권력을 사용할 때 흔히 저지르는 잘못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통제하려 든다는 점이다. 자신의 관점이나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기를 좋아하고, 타인의 관점을 무조건 억압하려고 한다.


윤동한 회장이 직접 고른 영상을 틀었다는 데서, 직원들에 대한 그의 권력욕이 엿보인다. 부당하다고 불쾌감을 표시한 직원은 ’경영자의 권력이 선을 넘었다”고 봤다.


직원회의에서 한 발언에서 윤동한 회장의 본심은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윤 회장이 ‘자기감정’을 다스리지 못함으로써 개인 문제가 아닌 회사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기자회견 후 기자의 질문공세에 ‘침묵’으로 회견장을 떠난 것은 그래서 아쉽다. 이순신 연구에 몰두한다는 그의 근황을 전해들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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